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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이즈하라로 돌아왔다. 대마도 여행이 단체 여행이긴 했지만 상당부분 자유로웠던 우리가 이렇게 서둘러 이즈하라로 돌아온 이유는 저녁을 예약했기 때문이었다. 대마도가 관광객이 없으면 손님이 많지 않은 까닭에 영업시간이 짧은 편이다. 게다가 이 식당은 준비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사실상 먹기 힘들다고 한다. 과연 어떤 식당이길래 준비하는데 1시간이 걸린다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리 도착하기 전에 예약 시간은 조금 뒤로 미뤄 놓은 상태지만 서둘러 반쇼카쿠로 향했다. 우리가 묵었던 대마호텔에서 걸어서 5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확실히 여기가 대마도에서 유명한 식당인 모양이다. 식당의 입구에는 연예인의 사인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연예인의 사인은 그렇다쳐도 무수히 많은 산악회 깃발이나 교회 목사님의 명함은 왜 있는지 모르겠다. 기본적인 사람의 심리이긴 하나 어지간히 유명세를 보이고 싶은가 보다.


저녁은 아마 대마도에서 먹은 식사 중에서 가장 화려하지 않았나 싶다. 바로 돌 위에 고기와 해산물을 구워 먹는 ‘이시야키’였다. 대마도가 돌로 유명해서 그런지 돌을 달궈서 구워먹는 요리가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돌 위에 고기를 구워 먹는 게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두꺼운 돌을 오랫동안 달궈서 먹는 경우는 무척 신기할 수밖에 없었다.

예약했기 때문에 음식은 거의 다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다양하고 풍성한 메뉴에 보기만 해도 배부를 지경이었다. 솔직히 돌에 고기를 구워먹는다고 했을 때 그렇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실제로 보고선 소위 말하는 상다리가 휘어지는 구성에 상당히 놀랐다.


풍성한 저녁에 일본의 나베가 빠질 수 없다. 나베는 가장 나중에 먹었기 때문에 끓이지 않고, 다른 음식부터 먹었다. 그런데 나중에는 너무 배불러서 나베는 도저히 먹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개운한 국물의 맛이 참 좋았는데도 숟가락을 그만 놓아야 했다.


대마도에서 잡히는 싱싱한 회도 먹었다. 우리의 초장이 없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일본식의 두툼한 일본식 회(사시미)도 나쁘진 않다. 일본에서 회를 먹을 때는 대부분 양이 적은데 반해 여기는 정말 많았다.


사이드 메뉴로 몇 개의 덴푸라나 샐러드도 나왔다. 


우리가 먹으러 온 것은 이시야키이니 돌판 옆에 있던 이 모둠구이가 사실상 메인 메뉴였다. 고기와 야채는 물론이고 오징어나 소라 등의 해산물이 있어 다양한 구이를 맛볼 수 있었다.


일단 고기부터 시작했다. 이미 뜨겁게 달궈진 돌이라 소고기는 금방 익었다. 금방 익는 고기를 중심으로 야채를 굽고, 그 옆에는 해산물도 놓기 시작했다. 맛은 당연히 최고였다. 그냥 이런 구성에 구워먹기만 해도 맛있을 것 같은데 돌판 위에 구우니 식감이 더 살아나는 것 같았다.


저녁인데 맥주가 빠질 수 없다. 생맥주도 정말 맛있었다. 주인 아주머니가 오셔서 맛있냐는 말을 했는데 한국과 가까운 대마도답게 간혹 한국말로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저녁을 먹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호박도 올리고, 오징어도 올리고, 계속해서 돌 위에 무언가를 올려 먹었다. 정말 배고파서 정신없이 집어 먹었는데도 상당히 많은 음식이 남았다. 기본적으로 맛도 있었지만 이렇게 일본에서 풍성한 식단을 본 적이 있는지 가물가물하다. 대마도 여행은 유난히 다른 여행보다 많이 먹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마 여기에서 먹은 저녁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여행은 쓰시마시, 여행박사, 시그마 협찬과 도움으로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