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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하게 쏟아지는 비소리에 잠이 깼다. 동남아 우기 시즌답게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다시 자고 일어나니 비가 정말 왔었는지 모를정도로 멀쩡했다. 간혹 이럴때는 내가 꿈을 꿨던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른 아침의 죠지타운은 한가로워 보였다. '이제 말레이시아도 떠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멍하니 창밖을 바라봤다. 우리는 아침에 어제 산 빵과 잼으로 간단히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체크아웃을 한 후 가방을 맡기고 페낭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아직 둘러보지 못한 곳이 너무나 많았었던 상태였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는데 이럴 때는 무작정 걷는게 최고였다. 어느 방향인지 대충 잡아 놓고 계속 걷다가 뭔가 새로운게 나오면 그게 뭔지 역순으로 찾아보는게 우리의 방법이었다. 덕분에 항상 몸이 힘들었다. 물론 원하는 장소만 척척가면 좋겠지만 헤매다가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랄까? 혹시 우리는 그걸 느끼기 위해서 걷는지도 모르겠다.


바다가 보였고 역시 여기도 흐리멍텅한 색깔이었다. 흐린 날씨와 흐리멍텅한 바다색이 은근히 어울려 보였다.


페낭의 시청이었던 것 같은데 쿠알라룸푸르의 건축물과는 사뭇 틀린 분위기였다.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어떤 건물이든 이슬람의 색깔이 났는데 페낭에서는 이슬람이 느껴지는 건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옆으로 가니 성채가 있었고 위에 대포가 대기하고 있었다. 여긴 뭐하는 곳이지 궁금해 하는데 '콘월리스 요새'라는 것이었다. 안에 뭐가 있을지 궁금했는데 입장료가 3링깃이었다. 우리는 고작 3링깃에 들어가야 할지 말지 고민해야 했다. 그 때 우리가 가지고 있던 총 재산이 10링깃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곳에 들어가면 점심을 먹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맙소사! 점심을 포기하고 들어가야 하느냐 마느냐에 고민에 빠지다니... 우리도 참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점심을 포기하고 하나 더 둘러보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에 입장료로 3링깃을 내고 들어갔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독특한 의상을 입고 계신 분이 있었다. 콘월리스상을 보고 사진을 찍는 도중 우리에게 가까이 왔는데 사진을 같이 찍자는 말에 흔쾌히 응했다.


성채 안에는 마굿간을 박물관으로 개조한듯 보이는 곳이 있었고, 그곳에는 유물과 그에 대한 설명이 벽에 가득 차 있었다. 읽고 싶었지만 유물을 전부 보는 것에만 만족했다.


캠핑하는 분위기가 나는 이곳에서 여러 설정사진을 찍기도 했다.


탄약고라고 하는데 사실 별거 없었다. 그냥 통만 갖다 놓은 것처럼 보였다.


바다를 향해 있는 대포가 있었는데 이게 실제 전쟁 당시에 쓰였는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는 여러 동물들이 여유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풀을 뜯어먹는 말과 졸고있는 고양이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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