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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비엥에 도착하자마자 몸이 나른해지긴 했지만 얼른 나가서 튜브투어를 하고 싶었다. 튜브투어는 강을 따라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것인데 하루에 4달러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늦은 시각에 도착한 탓에 내일 다시 오라는 대답을 듣기만 했다.

길거리에 돌아다니다가 아무 식당에 들어가 과일쉐이크를 먹었다. 그러나 5000킵(약 500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루앙프라방의 3000킵짜리 환상적인 과일쉐이크를 먹은 탓인지 별로였다.

'이제 뭐하지' 그렇게 골똘히 생각만 하고 있을 때 우리 옆 방이었던 커플이 지나가면서 방금 전에 카약투어를 했다면서 같이 하자고 했다. 바로 옆에는 한국인이 경영하시는 '폰트레블'이라는 여행사가 있었는데 한국인은 보이지 않았지만 직원들이 한국어를 약간씩 할 정도로 매우 친숙해 보였다. 이곳에서 카약투어를 신청하면 10달러였는데 또 여기서 우리들의 거지근성이 튀어나와 흥정을 시작했다.

결국 집요한 흥정끝에 9달러를 하긴 했는데 접수를 받는 아저씨는 자기 돈에서 1달러를 채워넣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런 흥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시 10달러 주겠다고 했지만 웃으면서 정말로 괜찮다고 9달러로 계산해 줬다.

거리를 지나다니다가 샴푸와 치약을 사고, 건너편에 보니 꼬치를 파는 아줌마가 보였다. 재빨리 맥주 한 병씩 사다가 꼬치를 집어먹었는데 이거 보통 질긴게 아니었다. 그래도 그때는 맛있다고 먹었다. 비가 무지하게 내리기 시작하더니 또 이내 그친다. 동남아의 날씨 중 유독 변덕이 심했던 곳은 라오스였는데 그 중에서도 방비엥이 가장 심했다. 꼬치를 먹고난 후 저녁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식당을 찾아다녔다. 그중에서 우리의 눈에 띄였던 곳이 있었으니 바로 이러한 문구 때문이었다.

영화 상영
라오라오 무제한


사실 방비엥에서 영화나 드라마 틀어놓는 곳은 꽤 많았는데 술을 좋아했던 상민이형은 라오라오가 공짜라는 말에 바로 저기로 가보자고 했다.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라오라오는 정말 공짜냐고 물어보니 맥주를 시키면 무제한으로 준다고 했다. 결국 라오스에 있는 동안 가장 호화스러운 저녁을 먹었는데 언제 먹어보겠냐며 스테이크까지 시키고, 맥주와 라오라오를 마셨다.


30000 킵이었나 25000킵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대략적으로 계산해보면 2500원에서 3000원정도 했던 스테이크와 우리가 먹었던 라오맥주, 그리고 라오라오를 주문했다. 보통 라오스에서 가장 싼 것은 5000킵정도에 한끼를 해결했고, 보통은 10000킵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무척이나 비싼 저녁이었다.


내가 먹었던 파인애플 & 치킨은 18000킵이었다. 우리는 방비엥에 온 기념으로 라오라오를 한잔씩 했는데 이거 너무 썼다. 왜 무제한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이 음식점의 분위기는 꽤 괜찮았다. 우리나라처럼 앉아서 식사를 하던 곳이었는데 대신 편하게 반쯤 기대 누울 수 있는 자리가 있었고, 벽면에 있는 TV로 영화감상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태국에서도 이런 곳은 가끔씩 볼 수 있었는데 온통 서양인들이 다 차지하고 있었고, 비싼 곳이 많아서 딱히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에서 누워 TV를 보고 있으니 굉장히 편안했다.


술을 먹었더니 졸리기만 했다. 이참에 여기서 자고 갈까? 근데 정말로 스르르 눈이 감겨 한동안 잠이 들어버렸다. 내가 눈을 떴을 때는 밖에 엄청나게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었는데 우리는 비를 맞으면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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