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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톰은 과거에는 도시였던 곳으로 지금도 그 형태가 뚜렷하게 남아있었다. 우리나라의 서울도 동서남북의 성문을 만들어 도시의 모습을 갖췄던 것처럼 앙코르톰 역시 동서남북의 문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씨엠립에서 앙코르유적으로 가면 곧바로 남문을 맞이 하게 된다.


남문에 도착하니 수많은 상들이 나를 맞이했다. 양쪽에 길게 늘어서 있는 수많은 돌상들을 직접 바라볼 수 있다는건 무척이나 신기했다. 돌로 이런 상을 만들었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 얼굴의 생김새가 전부 달랐고, 무엇보다도 표정하나 하나가 살아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앙코르톰의 남문 돌상들은 일렬로 앉아 있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훼손 상태가 심각한 것이 많았는데 전부 도굴뿐들의 소행이라고 한다. 가난한 나라 캄보디아에서 이 거대한 유적을 전부 관리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처음 발견되었을 때도 큰 관심이 없었던 까닭에 도굴꾼이 훔쳐가거나 훼손을 했다고 한다. 돌상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한데 어떤 돌상은 팔이 분질러져있고, 어떤 돌상은 아예 머리가 날라가 있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앙코르톰의 남문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반겼다. 다시 보니 미소는 아니고 그냥 무표정처럼 보였다. 무표정으로 나를 쳐다본 것일까?

어쨌든 남문 역시 일반적인 문과는 틀리게 사방이 얼굴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웃기기도 했지만 문에도 얼굴을 집어넣고 사방을 바라보는 모습은 무척 인상 깊을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문이기 때문에 사방을 바라보는 문지기의 의미가 아니었을까 싶다.


남문은 현재도 문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작은 문이라서 뚝뚝이나 밴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지만 아직도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은 문화유산 과거와 현재를 그대로를 우리가 보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이런 멋진 유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도로환경이나 관리상태는 최악이었다. 정치적으로 불안한 나라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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