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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시간 달려 베이징서역에 도착하자마자 피로를 풀 시간도 없이 베이징역을 찾아갔다. 베이징역으로 가는 방법을 몰라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80위안을 달라고 하길래 사기꾼이라며 얼른 내렸다. 80위안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따지면 만 5천원가량 하는데 미터기로 가더라도 절대 그 금액이 나오질 않을 것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버스를 타기로 하고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난감하게도 물어보는 사람마다 다른 버스 번호를 알려주는 것이다.


슈퍼에서 알려줬던 버스 번호와 길에서 물어봤던 버스 번호가 달랐다. 대체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 건지 몰랐다. 베이징서역 옆에 버스 종점으로 보이는 곳이 있었는데 이곳으로 가서 영어가 되었던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봤다. 역시 다른 번호를 알려주었다. 하지만 이 사람은 673번이 확실하다며 이거 타면 베이징역에 갈 수 있다고 했다. 이 사람도 이 버스에 올라타니까 그래서 믿고 탔다. 베이징역까지는 2위안이었다.


운이 좋게도 버스에서 앉아 갈 수 있었다. 버스는 우리나라 저상버스처럼 새 것이였는데 이상하게 베이징에 있는 동안 버스를 타면서 에어컨이 켜져 있던 경우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좀 많이 더웠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니 베이징에서 가장 유명한 자금성도 볼 수 있었다.


베이징역에 도착해서 내리자 우리가 여행자인 것을 아는 삐끼 아저씨가 숙소를 찾냐고 물어봤다. 물론 영어는 거의 못했다. 하루 종일 기차 타고 또 대낮부터 베이징역을 찾아 돌아다녔기 때문에 가격을 흥정했는데 140위안에 결정을 했다. 사실 140위안이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베이징이 물가가 비싼탓도 있지만 다른 곳을 알아볼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쉽게 결정한 것도 있었다. 그리고 여행의 막바지라 그런지 돈도 남아서 크게 개의치 않았다.


현대자동차의 소나타도 보였다.


삐끼 아저씨는 텐진(천진)으로 가는 열차표를 예매하는데 직접 따라가서 도와줬다. 손님을 놓치지 말겠다는 굳은 의지였는지 여행자를 배려하는 친절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아저씨의 도움으로 텐진으로 가는 열차표를 42위안에 예매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우리를 승합차에 태워 숙소로 데리고 가줬다.

숙소는 딱히 좋다고 말할 수 없는게 방은 너무 많이 좁았다. 어차피 베이징에서는 하루만 머물 예정이기 때문에 상관없기는 했다. 피곤하긴 했지만 씻고 곧바로 나와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항상 첫날은 마음 내키는데로 돌아다니곤 했는데 이번에도 걸어서 어디론가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지도를 보니 자금성까지는 걸어서 꽤 멀었다.


길의 오른편에 보이는 곳이 천단공원이었는데 아쉽지만 베이징에서 보낸 시간이 별로 없어서 천단공원은 입구만 가보았다.


저녁을 먹으러 돌아다녔는데 승우가 베이징(북경)에 왔으니 북경오리는 꼭 먹어야 한다며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음식점을 찾아 다녔다. 거의 1시간을 찾아 다녔는데 도저히 찾지 못했다. 다음날 알게 되었지만 그렇게 열심히 찾았던 곳과 정반대 편에 그 음식점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베이징에서는 아주 기다란 버스가 자주 보였다.

북경오리를 결국 찾지 못해서 아무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아마 평소 같았으면 절대 들어가지 않았을 그런 식당이었는데 자금성 주변의 식당이라 조금 비쌀거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어차피 우리는 돈이 남은 상태라 개의치 않았다. 93만원을 들고 갔던 배낭여행에서 돈이 남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다행히 이 식당은 영어로 말해도 쉽게 주문을 할 수 있었다.


반찬 2개와 밥을 시켰는데 맛은 참 괜찮았는데 점원들의 태도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게 불친절인지 아니면 원래 중국 스타일이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음식을 대충 집어 던지고, 손님을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다.


중국에서도 거리에서 과일을 파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아니 태국에서 본 이후로 쉽게 볼 수 없었는데 중국에서 다시 보게 되었던 것이다.


먹기 좋게 과일을 조각조각 잘라 놓는게 아니라 길게 한 조각으로만 썰어 놓는다는게 특징이었다. 깔끔하게 먹기 좋게 포장하고 이쑤시개까지 꽂아주는 태국과는 많이 틀렸다. 그래도 과일파는 것을 보니 갑자기 먹고 싶어서 후식으로 수박 한 조각을 사먹었다. 동남아에서 먹었던 수박은 별로 맛이 없었는데 중국 수박은 우리나라에서 먹는 수박과 비슷한 맛이 났다.


수박 한 덩어리를 최대한 여러 조각으로 써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마 수박 한 통에 많은 조각으로 만드는 기술이 있어야 이윤이 많이 남을 것이다.


신기하게도 거리에서 게도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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