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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밝아오기도 전에 얼른 일어나 그린아일랜드Green Island를 가기 위해 준비를 했다. 케언즈에 도착한 후 쉴틈없는 일정에 피곤함은 극에 달해 있었다.


케언즈의 상쾌한 공기를 맞으며 부두까지 걸어갔다. 사실 백팩에서 케언즈 중심까지도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는데 이른 시각이라 마땅히 갈 방법이 없었다. 내가 있었던 JJ백팩에서 케언즈 부두까지는 적어도 40분 이상은 걸렸던것 같다.


이건... 박쥐인가? 호주는 유난히 도시에서 박쥐를 구경하기 쉬웠다. 브리즈번이나 골드코스트나 저녁 때가 되면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박쥐를 볼 수 있었다. 박쥐가 중요한건 아니니 시간이 없어 얼른 부두로 발걸음을 돌렸다.


드디어 보이는 부둣가의 모습이었는데 하필 구름이 가득끼어 날은 무척이나 어두웠다. 안내데스크에 가서 전 날 예약을 했던 투어 영수증을 보여주니 티켓으로 바꿔줬다.


작은 배에 올라타고 난 후 바닷가를 바라보고 있는데 날씨가 상당히 쌀쌀했다. 어째 나만 반팔에 반바지 입고 돌아다니는것 같았다. 배는 내부로 들어갈 수도 있었고 밖에서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었지만 난 밖에 있었기 때문에 바람을 그대로 맞아야 했다. 그린아일랜드가 멀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배도 그리 크지 않았다.


초록섬(Green Island)로 출발!


케언즈가 점점 멀어져만 갔다. 왜 꼭 그린아일랜드를 가야만 했었는지 그건 아마도 세계 최대 산호지대인 '그레이트 베리어리프'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레이트 베리어리프는 호주에서 많고 많은 관광지 중에 단연 손꼽히는 곳으로 퀸즐랜드쪽 바다에 약 2000km라는 어마어마한 지역에 펼쳐져있는 지역을 말한다.

'산호지대이니까 바다도 무지 깨끗할테고 열대어들이 놀고 있을테지?' 대강 이러한 환상을 품으며 그린아일랜드로 향했다. 


그린아일랜드는 케언즈를 떠난지 약 1시간만에 도착했다.  


여전히 날씨는 흐리멍텅했으며 바다는 깨끗한지 멀리서는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다리를 건너가면서 해변을 보니 수심이 낮아서 그런가 바닥까지 훤하게 볼 수 있었다. 음... 이 곳이 내가 생각했던 그 그레이트 베리어리프가 맞는 걸까?


그린아일랜드는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무인도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관광지였다. 따라서 내가 타고왔던 배는 그린아일랜드로 들어가는 첫 배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제 막 들어오기 시작했고, 심지어 상점들도 이제서야 청소를 하며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아침부터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던 것일까?


몇 개 없는 상점들도 열지 않았는데 혼자인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우선 그린아일랜드를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인공적인 섬이라 그런지 이렇게 산책로가 잘 형성되어 있었다.


걷다보니 바다가 나왔다. 하기야 섬이니 당연한 현상이다.


근데 사람이 없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날씨도 흐리고, 추워서 감히 바다 속에 들어갈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그린아일랜드에 뭐가 있는지부터 우선 살펴보고 싶어서 다시 산책길로 들어섰다.


그린아일랜드가 이렇게 생겼구나! 하지만 실제로 방문했던 그린아일랜드의 모습은 저렇게 멋지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다시 바닷가를 만났고, 나는 혼자 터벅 터벅 걸어갔다. 어랏! 어느 순간 살펴보니 처음 도착해서 걸어왔던 그 다리가 나타났다. 나는 섬을 한 바퀴 걸어서 돌았던 것이었다. 그만큼 섬 자체 크기가 작은편이었고 다르게 해석하면 이제 나는 무얼 해야할지 모르는 상태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무얼 해야 한담? 몇몇 사람들이 수영을 즐기기는 했지만 너무 추워 물에 들어가기도 싫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배낭여행자 혹은 혼자 여행을 하는 사람에게 바닷가는 최악의 장소가 아닐까?' 생각해보니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곳에 연인, 가족 단위로 왔고 나처럼 혼자 방황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배고픈데 밥이나 먹고 뭘 할지 생각하기로 했다. 

어설픈 간식거리도 10불을 훌쩍 넘겨버렸는데 그 때 보였던 것이 오지부페(Aussie Buffet)이었다. 어차피 그린아일랜드가 워낙 작아 식당가도 이 곳 뿐이어서 나에겐 선택의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거의 울며겨자먹기로 부페를 먹었다. 가격은 무려 25불로 아마 평상시라면 절대 먹을 수 없었을 거다.

입장권같은 것을 가지고 들어가니 이걸 가지고 있으면 부페가 끝나는 시간까지 계속 들어와서 먹을 수 있다고 해줬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계속 들어올 사람이 있을까?

그래도 비싼 점심이니 설레는 마음에 접시를 들고 가보니 스테이크와 비슷한 고깃덩어리를 비롯해 치킨도 보였다. '역시 최고의 오지부페를 보여준다더니 맞구나'라고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부페에서 3접시를 먹는 동안 혼자서 꾸역 꾸역 먹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멀리서는 한국 커플도 보였는데 느낌이 꼭 신혼여행을 오신 분들 같았다. 배불리 맛있게 먹을 생각으로 부페에 들어왔는데 어째 더 처량해보이는건 왜일까?


어쨋든 과일까지 다 집어먹으니 그재서야 좀 살 것 같았다.


밥도 먹었겠다 이제는 뭐하지? 내가 구입했던 티켓에는 그린아일랜드와 케언즈 왕복 티켓과 함께 기본으로 제공되는 스노클링 or 잠수함(?)이 있었다. 이 티켓을 가지고 스노클링 장비를 빌리거나 바닷속을 들여다 볼 수 있었는데 기본이라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했다.


스노클링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계속 망설였다. 춥고 살짝 비까지 오는 날씨였기 때문에 선뜻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스노클링을 선택했다. 티켓을 가지고 가니 스노클링 장비와 오리발을 빌려줬다.


비가 살짝 살짝 내리는 날씨였지만 그래도 스노클링을 해봐야 할거 같았다. 바닷가에서 혼자 이러는 것도 참 처량했다. 내 다시는 혼자 바닷가에 오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고 처음으로 오리발을 껴봤다. 그리고는 바다로 들어가 혼자 스노클링을 즐겼다. 


확실히 수영을 못하는 나도 오리발을 끼니까 쭉쭉 뻗어나갈 수 있었다. 스노클링을 하면서도 틈틈히 밖으로 나와 내 짐이 없어지지 않았나 살펴보기도 했다. 아무래도 그냥 모래사장에 내 카메라와 지갑 등을 놓고 수영을 하다보니 살짝 불안했다.  

그렇게 2시간가량을 혼자 놀다가 스노클링 장비를 반납했다. 그리고 샤워장에서 샤워를 할 때쯤 느낀게 하나 있었다. 그 흔한 수건도 안 가지고 바닷가를 놀러왔던 것이었다. 덕분에 물로 샤워만하고 그렇게 젖은채로 돌아와야했다. 날씨는 흐려서 내가 케언즈에 도착하는 그 순간까지 마르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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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악랄가츠 2010.02.02 08:24 신고

    흑.. 오늘처럼 추운 날씨에는
    사진만 보아도, 훈훈해지네요! ㅜㅜ
    올 겨울 마지막 추위라던데,
    파이팅하자구요! 아자!

  3. BlogIcon boramina 2010.02.02 11:05 신고

    ㅎㅎ 혼자 가기에 바닷가는 최악의 장소, 맞는 말이에요.
    해변에 놔둔 사진기 잃어버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말이죠.
    그래도 혼자 잘 노는 방법은 썬탠을 즐기거나(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안 그렇죠),
    파라솔에서 독서하거나 그 정도인 것 같아요. 그래도 외롭긴 하죠.ㅎㅎ

  4. BlogIcon 불타는 실내화 2010.02.02 21:26 신고

    와~ 바람처럼~님 발에 털이 별로 없으시네요.
    저는 왜 저런것만 보일까요 -_-;;

    에메랄드 바다 정말 예쁘네요~ ㅎㅎ

  5. BlogIcon 걸어서 하늘까지 2010.02.02 23:30 신고

    하늘에서 보는 그린 아일랜드는 정말 멋진데 섬이에서는 확인하지 못해 아쉬웠겠어요^^
    혼자서이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좋은 추억이 되는 것이죠. 포스트 읽으면서 정말 부럽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6. BlogIcon 김치군 2010.02.03 00:00 신고

    전 케언즈 2번이나 갔지만.. 여기는 못가봤어요 ㅠㅠ..

    가보고 싶은 섬 ㅠㅠ

  7. BlogIcon 보링보링 2010.02.03 00:09 신고

    와~바다바다~~정말 예쁘네요~ㅎㅎ바람처럼님의 교훈 바다에갈때는 수건 꼭 챙기기!!ㅎㅎ

  8. BlogIcon 하늘엔별 2010.02.03 03:24 신고

    부페 음식치곤 너무 착한(?) 거 아닌가요?
    그래도 과일을 큼직만하게 썰어 먹음직스럽네요. ^^

  9. BlogIcon pop-up 2010.02.15 17:13 신고

    헉... 나무의 박쥐들이 신기하네요.
    근처로 가기 무서울 것 같아요.ㅎㅎ 과일박쥐 종류이려나요.

  10. 사진잘 구경 했습니다 2010.02.20 15:39 신고

    그레이트베리어리프와 그린아일랜드는 다른곳이예요
    그린아일랜드는 쾌속정 40분정도이지만 그래이트베리어리프는 2시간이상 먼마다로 나가야 있는 산호지대예용 그린아일랜드는 케언즈에서 거의가장 가깝고 저렴하다고 볼 수 있는 곳이지만 그레이트베리어리프는 제가알기로 세계 3대 산호지대중 한곳인데 지금은 많이 파괴되었습니다.

    • BlogIcon 바람처럼~ 2010.02.20 15:44 신고

      음... 제가 알기로는 그레이트 베리어리프는 퀸즐랜드 바다 지역에 펼쳐져있는 2000km 일대를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린아일랜드도 그레이트 베리어리프 내에 포함되어있는 섬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린아일랜드만 가봐서 다른 먼 곳까지는 못 가봤습니다 ^^

    • BlogIcon 입질의추억 2010.11.13 11:24 신고

      바람처럼님 말이 맞습니다. 그레이트베리어리프라는
      대보초 안에 그린아일랜드가 있답니다.^^

  11. 덕분에,,, 2010.04.01 03:12 신고

    그린아일랜드여정은 취소해도되겠군요,
    역시 비싸도 위에서 보는게 낫겠네요,,
    님말씀대로 지도상에서 보면 베리어리프지역이 참크던데
    뱅기로 날면서 보기엔 어느쪽이 제일나을까요, 케언스에서날지, 타운스빌에어리비치까지 가서 날아보는게나은지,
    혹시,,, 아시나요?

    • BlogIcon 바람처럼~ 2010.04.01 08:45 신고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
      저도 그레이트 베리어리프 지역을 제대로 여행한 것은 아니지만...
      먼 바다로 나가면 정말 좋다고 하더라고요
      전 시간이 없어서 선택한 곳이 그린아일랜드였죠
      뭐... 혼자가는 바다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있었고요
      그리고 뱅기를 타고 날아가는 일정을 해본적이 없어서...
      안타깝게도 추천을 해드릴 수가 없겠네요
      바다를 가신다면 먼 바다를 가보시는건 어떠신지요?
      케언즈에 투어 회사는 많으니 한번 들르셔서 물어보세요
      케언즈 중심부에 직원이 한국인이었던 회사도 있었습니다 ^^

  12. 연이맘 2010.05.26 00:33 신고

    저도 예전에 호주를 혼자 여행을 다녔어요.. 혼자서 바다가에 가셨던 기분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13. 오지 익스피어리언스로 여행갔던 1인 2010.06.11 15:44 신고

    저도 혼자 여행한적이 있어요,, 저도 그 처량함을 이해할 수 있을꺼 같아요,,
    아무리 좋아도 혼자라면 별로 할 일 없고 뻘쭘하기까지한... 특히 섬이라면 더더욱,,,,

    전 동양인은 거의 없는 버스 투어에 혼자였기 때문에 재미있기도 했지만 외롭기도 하더라구요.
    문화도 다르고 다양한 국적 아이들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같은 나라끼리 많이 어울려요.

    좀더 제가 적극적이었으면 달랐겠지만요,,
    하지만 유럽애들이랑 다니는 재미는 있었어요.
    한국인이 있었다면 그 친구들과만 다닐 확율이 높았겠죠?

    • BlogIcon 바람처럼~ 2010.05.26 16:22 신고

      저도 혼자서 다니는 여행이 더 많았던지라...
      더 많이 외국인들과 어울릴 수 있었던것 같아요 ^^;
      그린아일랜드는 좀 심심했지만...
      반대로 미얀마나 태국은 즐거운 기억도 무척 많았습니다
      오지 익스피어런스로 다니셨나 봐요 ^^

  14. BlogIcon 입질의추억 2010.11.13 11:23 신고

    저도 가봤어요. 그린아일랜드는 아니고 좀 더 먼거리에 있는 미켈마스케이였는데.. 이런 곳은 날씨가 화창하고
    햇빛이 쨍쨍해야만 제대로 기분을 느낄 수 있잖아요. 날시때문에 고생한게 눈에 선합니다 흑흑 ㅠㅠ
    그래도 전 또 다시 가고 싶어요. 뉴칼레도니아의 일데팡과 케언즈의 그레이트베리어리프..
    전 어느곳이든 또 가고 싶답니다. 스노클링 정말 감동적인 곳들이예요 ^^

  15. BlogIcon 더공 2010.11.13 11:44 신고

    정말 사람들이 부페에 가서 몇번 안먹는거 보면..
    속상해요. 많이 많이 먹어야 되는데 말입니다.
    얼마전 점심 부페에 갔는데 세번씩 가져다 먹는
    저를 같이간 친구들이 쪽팔려 하더군요.. ㅠㅠ

    부페는 원래 조금씩 여러번 가져다 먹는거잖아요~~
    배가 찢어질때까지.. ^________^

  16. BlogIcon KINGO 2010.11.13 12:28 신고

    위에 답글 달았지만, 아이디와 주소가 바뀐 관계로 다시 댓글 달고 갑니다.
    벌써 주말이네요. ^^

  17. BlogIcon 문단 2010.11.13 15:11 신고

    바람처럼~님 잘 지내셨는지요. 재발행하시니 호주 이야기가 많이 있더군요.
    시간내서 한번 읽어보려구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18. BlogIcon 문단 2010.11.13 15:11 신고

    바람처럼~님 잘 지내셨는지요. 재발행하시니 호주 이야기가 많이 있더군요.
    시간내서 한번 읽어보려구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19. BlogIcon yujin 2010.11.13 15:17 신고

    호주는 이제 여름으로 가겠는걸요? 뜨거운 여름의 크리스마스...웃기는 나라...ㅋㅋ 저는 봄에 호주를 가보아 날씨차아를 못느꼈는데...암튼 호주는 다시가고픈 바다/섬/요트의 나라 예요^^

  20. BlogIcon 바람될래 2010.11.13 18:27 신고

    모..
    여행길이 혼자면 어때요..
    재미있으면되지..ㅎㅎㅎ

  21. BlogIcon 클로이 2012.05.03 18:28 신고

    저는 소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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