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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뽓으로 돌아왔지만 오토바이의 기름은 반정도 남아있었다. 하루 오토바이를 빌리는데 기름값까지 해서 7불을 썼으니 해가 지는 그 순간까지 타야겠다며 이번에는 깜뽓 시내를 돌기로 했다.


껩에서 돌아오자마자 보였던 깜뽓의 중심부의 라운드어바웃Roundabout(호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도로시스템으로 신호등이 없는 원)에서 잠시 멈춰섰다. 유난히 조용해 보였던 이 곳은 그저 오토바이 몇 대만 지나다니고 있었다. 중앙에 우뚝 솟아있는 저 탑은 뭘까? 근데 딱히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건물이 무척 낡아보였다. 깜뽓이 캄보디아인에게나 혹은 여행자에게 유명한 도시도 아니었던 탓인지 여행자는 거의 볼 수가 없었다. 실제로 깜뽓에서는 '보꼬 국립공원'을 제외하면 다른 볼거리는 존재하지 않아 보였다. 나 역시 '보꼬 국립공원'을 못 갔던 상황이라 그냥 작은 이 도시의 분위기를 느껴보고자 오토바이를 타고 구석 구석 달리기로 했다.


깜뽓의 도로는 넓지도 않고 건물은 전혀 화려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커다란 호텔이나 빌딩이 많아 보였던 씨엠립과는 대조적이었다.


뒤쪽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보니 커다란 강이 보였다.


몸이 지친 탓일까? 나는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벤치에 앉아 물끄러미 강만 바라봤다. 껩까지 오토바이로 왕복했던 것이 별거 아닌것 같아 보였지만 그 뜨거운 태양에 그대로 노출되었으니 지쳤던 것 같다. 쉬면서 이동해야 하는데 씨하눅빌에서 오자마자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녔으니 그럴만도 했다.


강의 색깔은 역시나 탁했다. 아마도 메콩강이 그러하듯 이 물의 색깔은 더러운게 아니라 원래 이런 색깔인지도 모른다. 물의 출렁임을 뚫어져라 보고 있으니 이게 강인지 바다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캠코더도 더위를 먹었는지 촛점을 맞추지 못했다. 멀리서 뱃사공이 보이는데 그 장면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한결 평화스러워 보이는 역할까지 해주었다고나 할까?


이 곳에 눌러있는 것도 잠시 좀 더 돌아봐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토바이 기름이 아직 많이 남아있었던 것은 나를 더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버렸다. 마치 더 뛰어라고 누군가 채찍질을 하는게 아닌지.


깜뽓은 유난히 시골스러웠다. 나는 깜뽓에 오래 있지 않아서 더 많은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는게 아쉽기만 했다. 맛있는 식당을 찾아본다든지 아니면 현지인들과의 대화를 해본다거나 하는 것이 거의 없었기에 어떤 매력이 있는지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중심 도로로 나오니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 옆에는 시장도 자리잡고 있었다.


먼지와 쓰레기들로 가득한 거리이긴 했다. 오토바이를 그냥 거리에 세워놓고 이 곳을 왔다 갔다가 구경했다.


거리는 확실히 다른 도시보다 활기가 있어 보이거나 화려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각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이고, 방황하는 강아지들이 보일 뿐이었다. 평소라면 구석 구석 더 둘러볼텐데 몸이 너무 피곤해서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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