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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덜컹거리는 기차 속에서 잠을 억지로 잘 수밖에 없었다. 자면서도 이 기차는 안전한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심하게 흔들거렸다. 거기다 짜증났던 것은 내 자리가 문쪽이어서 누군가 지나가면서 문을 닫지 않아서 계속해서 시끄러운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누워서 창측을 바라보니 온통 암흑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흔들거리는 움직임이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수 없이 잠이 깨다 억지로 잠이 들다보니 서서히 날이 밝아오고 있었고, 낯선 땅이 보이기 시작했다. 건물들도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아침 7시, 드디어 우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입국심사대는 따로 없었다. 아니 사실 전 날 이미 입국심사를 하긴 했다. 싱가폴에서 기차를 타기 전에 도장 찍고 여권 확인하는 것으로 입국심사가 끝난 것이다. 그래서 입국심사 카드를 또 작성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KTM에서 내려서 안으로 들어간 곳은 바로 KL센트럴KL Central이었다. 싱가폴에서 불과 몇 시간 거리였던 말레이시아로 왔는데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의 모습도 대부분 말레이계열이었기 때문에 생김새나 피부색이 틀렸고, 싱가폴처럼 다른 외국인을 보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싱가폴보다 더  더운 느낌이 강했다. 


어느 나라에 가도 처음 도착하면 하루는 헤매는데 소비하곤 했다. 말레이시아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 도착하자마자 헤매기만 하고 다시 걷고 또 MRT타고 이러면서 하루를 보냈다.  KL센트럴에서 MRT를 타려고 했는데 싱가폴과 MRT타는 방법이 틀렸기 때문에 여러 차례 물어보고 확인해서 탔다.


그러나 잘못된 곳으로 가서 다시 KL센트럴쪽으로 걸어 왔다. 걸어오면서 KL센트럴 주변을 보게 되었는데 가슴이 턱 막히는 느낌을 받았다. 도로에는 수 많은 차와 사람들이 엉켜있었고, 뜨거운 태양이 내 머리 위에서 계속 내리 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레이시아에서 놀랐던 장면은 싱가폴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도로에 많은 차와 오토바이로 가득했던 것과 수 많은 사람들이 도로를 무단횡단으로 건너려고 하는 모습이었다. 그나마 KL센트럴 앞의 신호등은 잘 지키는 편이었는데 다른 곳에서는 신호등은 그냥 무시의 대상이었다. 신호등도 어찌나 빨리 빨간불로 바뀌던지 아예 대놓고 뛰어가라는 듯 파란불일 때 신호등에 안에 있는 사람은 뛰어가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말레이시아의 신호등은 파란불이 되면 사람이 천천히 걷는 모습이 나오는데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이 빨리 뛰어가는 모습으로 바뀌곤 한다. 참 재밌는 신호등이었는데 문제는 신호등이 사람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신호등이 있든 없든 아무리 큰 도로가 나와도 나도 말레이시아 사람들처럼 무단횡단하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KL센트럴 주변에서 숙소를 찾게 되었고, 가장 싼 방을 잡았다. TV와 에어컨이 있었지만 퀘퀘한 냄새가 났다. 


슈퍼에서 보았던 삼양라면은 3.3링깃이었다. 



안드로이드 어플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 출시로 인해 기존 동남아 배낭여행 글을 전부 수정, 재발행하고 있습니다. 여행기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가다듬기 때문에 약간의 분위기는 바뀔 수 있습니다. 07년도 사진과 글이라 많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어플을 위해 대대적으로 수정을 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는 유저분들은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을 다운(http://durl.kr/2u2u8) 받으시면 쉽게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