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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서 가장 큰 볼거리였던 슈리성을 보고 내려오는데 류큐왕국의 또 다른 유적지인 옥릉(타마우돈)이 나타났다. 옥릉은 과거 류큐왕국의 쇼우엔 왕이 만든 왕릉으로 류큐왕조의 왕과 가족들이 잠들어 있는 장소라고 보면 된다. 입구에서 들어갈까 망설였지만 결국 들어갔다. 일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그냥 지나치면 큰 죄가 될 것 같았다.


무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데 안 들어갈 수는 없지 않는가.


옥릉의 입장료는 무려 300엔이나 했지만 이날 가지고 있었던 모노레일 1일패스권이 있었던 탓에 60엔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혹시라도 옥릉에 갈 일이 있다면 모노레일 1일패스권을 가지고 있는 날에 가도록 하자. 그러나 이렇게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마냥 추천하기 어려운 곳이 옥릉이다.

우선 옥릉으로 가기 전에 작은 전시관을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전시관으로 보기엔 조금 허름해 보일 뿐만 아니라 전시되어 있는 유물도 그리 많지 않았다. 게다가 일본어로만 적혀 있으니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전시실이 크지 않기 때문에 금방 돌아볼 수 있었다. 옥릉에서 발견된 유물, 그리고 당시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뭐라고 설명이 되어있는지 모르니 그냥 옥릉으로 가보기로 했다.


류큐의 왕릉인 옥릉은 돌로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담벼락처럼 느껴진 곳을 지나 좁은 문을 지나면 비로소 옥릉을 마주 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전부다. 각 문이 있는 곳까지 들어갈 수 없도록 줄이 있었고, 관광객은 그저 멀리서 옥릉을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류큐왕조의 석조왕릉이라는 점이 특징이기는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서 가지게 되었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는 않았다.


여행자에게 슈리성의 800엔도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었지만 옥릉의 300엔은 더 비싸게 느껴졌다. 그래도 옥릉은 그리 추천해주고 싶지 않다. 석조왕릉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싶다면 굳이 말리고 싶지는 않지만 말이다. 나는 불과 30분도 되지 않아서 옥릉을 나와야 했다.


나는 오히려 옥릉보다는 길가에서 만난 거북이가 더 신기했다. 모노레일을 타려고 돌아가고 있는데 어떤 할머니와 거북이를 만났다. 거북이는 아주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는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것은 처음이라 무척 신기했다.


거북이를 산책시키는 할머니 덕분에 옥릉보다 더 재미난 구경을 했다. 일본 여행을 하다보면 유적지나 관광지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는데 오히려 이런 소소한 것들이 더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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