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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포털은 덩치가 커지기 시작했다. 검색, 이메일, 카페, 음악, 뉴스, 쇼핑, 블로그, 지식서비스 등 유저를 끌어모을 수 있는 일이라면 닥치는데로 영역을 확장시켜나갔다. 인터넷 서비스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유저를 확보하고 있냐에도 달려있기도 하고, 그래야 광고 등으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포털에서 많은 서비스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 되었으나 사실은 사용자를 배려하지 않기 시작했다는 것은 문제이다. 다양한 서비스를 하다보니 화면은 복잡해졌고, 광고가 많아져 가독성은 떨어졌다. 특히 국내 포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울타리를 가둬놓고 자사의 서비스만 이용하게 만들어 폐쇄적인 구조를 보이고 있고, 검색의 정확성이나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지 않는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그런 문제점을 지적하고 등장한 것이 바로 줌(www.zum.com)이다. 포털의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야심차게 출발했고, 현재는 베타테스터를 모집해서 운영중이다.


이런 새로운 서비스를 소개하는 줌의 미디어데이에 초청받아 다녀왔다. 비록 현재 줌의 베타테스터는 아니긴 하지만 새로운 인터넷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럼 미디어데이에서 나온 줌의 특징을 살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맞춤형 포털
처음 줌을 마주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사용자 맞춤형 포털이다. 대충 살펴보면 iGoogle, 위자드닷컴과도 비슷하게 느껴지고 특히 사용은 해보지 않았지만 알툴바에서 제공하는 스마트줌과도 비슷하다고 한다. 맞춤형 시작페이지가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특별해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줌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에 나와있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고, 가볍고, 개방형 서비스라는 점이다. 자주 가는 사이트를 추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검색을 내가 원하는 것으로 지정할 수 있고, 그리고 진정한 사용자 맞춤식이라고 볼 수 있는 줌앱을 지정해서 사용할 수 있다.


광고없는 뉴스
요즘 시대에 뉴스를 보면 대부분 그렇기도 하지만 특히 포털의 뉴스는 특히 더 자극적이다. 다음이나 네이트에서 제공하는 뉴스도 그러한데 별도로 뉴스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는 특히 더 심하다. 클릭이 더 많이 일어나야 더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고, 광고도 보게 될테니 계속해서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포털의 뉴스이든 온라인 신문사의 뉴스든 광고로 도배가 되어서 정작 기사를 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아닐 수가 없다. 줌은 이러한 것을 지양하겠다고 했다. 뉴스를 열게되면 정말 깔끔하게 광고없이 기사를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신문사들이 줌에게 기사를 제공하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광고없는 뉴스는 기대해 볼만하다.


가장 좋은 서비스로 연결
사실 줌은 자체적인 서비스가 별로 없다. 개방형을 들고 나온 이유가 기존 포털의 폐쇄성을 꼬집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사이트를 추가해서 다른 사이트로 쉽게 넘어가도록 만들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검색의 결과도 가장 좋은 서비스로 연결시켜준다. 예를 들어 로또를 검색하려고 입력하면 검색창 아래에 바로 이번주 로또 당첨 번호가 뜨거나 로또사이트로 바로 연결하는 창이 뜬다. 즉, 검색을 통해 결과를 보고 이동하지 않아도 바로 결과나 주소를 연결해 이동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특징이다.


줌 앱스토어
위젯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줌앱이 있고, 그 서비스를 자신이 지정해서 원하는 것만 사용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줌 앱스토어다. 마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처럼 앱스토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인데 아직까지 유료화된 앱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은 없다고 한다.


줌 검색
가장 관심이 많이 갔던 서비스인데 안타깝게도 현재는 적용이 되어있지 않다. 가을쯤에 선보인다고 하는데 가장 한국적이고, 개방적인 검색인 선보인다고 한다. 여러 기술에 대해 설명할 때는 무슨 말인지 몰라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검색보다 좋아질지 기대가 많이 된다. 네이버가 가장 심하고 욕을 많이 먹지만 다음이나 네이트도 마찬가지로 확실히 자사의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배치하고, 검색결과가 정확하지 못하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다.


아하 줌
지식 검색 서비스의 폐단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 줌은 독자적인 지식 서비스를 한다고 하는데 역시 제대로 공개는 하지 않아서 어떨지는 모르겠다. 이 서비스도 가을에 시작한다고 한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줌이 어떤 포털을 지향하고 있는지 대충 파악이 된다. 원래 포털의 본연의 역할인 관문을 수행하고, 진짜 제대로 된 검색을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우선 나는 베타테스터가 아니기 때문에 줌을 이용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줌 검색과 줌 앱스토어 그리고 아하 줌이 제대로 서비스가 되어야지 줌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줌이 성공하려면 서비스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유저를 확보하고, 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냐가 더 중요할 것 같다. 특히 포털사이트의 경우 보통 시작페이지로 설정을 해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과연 줌을 시작페이지로 놓고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살짝 의문이다. 게다가 메일, 카페, 블로그 등 많은 서비스를 이미 한 곳에서 해결하고 있는데 줌을 사용해야 할 필요를 못 느끼는 유저도 많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무리 네이버가 폐쇄적이고 검색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도 네이버 사용자는 여전히 많다.

그래서 습관이라는 것은 무서운 거다. 줌은 사람들의 습관을 바꿀만큼 매력적이어야 한다. 취지는 좋았지만 여전히 사용자는 별로 없는 야후나 파란의 개방적인 변화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미디어데이가 끝날무렵 특별한 손님이 등장했다. 난 미디어데이 관련 메일을 받지 않아서 누가 온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데 깜짝 놀랐다. 무려 박보영님이 행사장에 나타난 것이다.


박보영이 등장하자 장내는 술렁였다. 여태까지 조용히 앉아서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있었던 사람들도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박보영이라는 배우를 그리 잘 아는 편은 아니었지만 내 생각보다 훨씬 연예인스럽지 않아 더 귀여웠다. 옆에서 거들던 사회자도 보영씨가 알고보면 인터넷 덕후라는 이야기를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원래는 잠깐 인사만 하고 갈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직접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줌을 보여주기도 했다. 줌의 배경이미지를 변경하고, 즐겨찾는 사이트로 자신의 팬카페를 지정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다음, 네이버 팬카페는 물론 디시인사이드의 갤러리도 추가해놨는데 그곳을 가리켜 거친 곳이지만 격하게 아껴주는 곳이라고 말을 해서 사람들의 공감을 샀다.


미디어데이는 이것으로 끝났는데 마지막에 '이상형 월드컵'을 차용한 박보영이 선택한 블로거라는 이벤트를 통해서 작은 선물을 줬다. 근데 뒷이야기를 하자면 16명 뽑기는 자동으로 추첨되었는데 첫 번째는 모르겠지만 두 번째나 세 번째에는 분명히 내 이름이 있었는데 또 새로 뽑는 바람에 내 이름이 올라가지 못했다.


이거 좀 억울하잖아! 아무튼 그렇게 뽑힌 16명 중에서 박보영이 마음에 드는 이름을 선택해서 4명에게 선물을 줬다. 소소하기는 하지만 무척 재미있던 이벤트였던 것 같다.

미디어데이를 통해서 줌이라는 새로운 포털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말했지만 나는 새로운 검색, 새로운 포털이라는 관심보다 과연 사용자의 습관을 바꿀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포털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줌을 지켜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