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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잘 챙겨 먹지도 않는 아침이지만 여행을 할 때는 거의 무조건 먹는다. 더군다나 아침을 제공해주는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라면 평소보다 더 열심히 먹어둬야 한다.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돈다바야시를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간포노야도의 조식이 부페라는 말은 들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풍성했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은 적도 있고, 비지니스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묵은 적도 있는데 간포노야도의 아침 식사만큼은 다른 리조트 못지 않게 잘 나왔다. 음식의 가지 수도 많았을 뿐더러 전체적으로 맛있어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불고기로 추정되는 음식은 물론 일본식 밑반찬이라고 볼 수 있는 장아찌도 있었다. 매실 장아찌를 하나 집어서 먹어봤는데 눈이 저절로 감아질만큼 시큼하다.


이 호텔 자체가 가족 단위로 온천 여행을 온 경우가 많기 때문인지 아이들도 많이 보였다.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주말을 껴서 온천 여행을 가는가 보다. 그런데 사실 가족보다도 나이가 지긋하신 노부부가 더 많이 보였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겐 역시 온천이 최고인가 보다.


아침이라 적당히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놓고 그냥 지나치기란 어려웠다. 하나 하나 조금씩 접시에 덜었다.


아주 조금씩 담았는데도 접시가 풍성했다. 전날 저녁을 먹은 후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배고프긴 했지만 아침치고는 제법 많아 보였다. 생선구이, 소세지, 연어, 두부, 새우 튀김,  계란말이, 낫토, 오징어, 된장국 등 다양한 반찬을 가지고 왔는데 내가 생각해도 접시에 이렇게 깔끔하게 담은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나에겐 비지니스 호텔에서 빵을 몇 개 주워 먹거나 이런 곳에서 맛있는 부페를 먹거나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는데 그래도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은 무척 좋았다. 물론 내 입맛에 딱 맞을 정도로 대부분 맛있었다. 맛있게 식사를 하다가 이렇게 아침을 배불리 먹으면 점심을 먹을 필요도 없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 말이 현실이 되었는지 이날은 오사카 부를 돌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어서 점심을 먹지도 못했다. 문득 배불리 먹었던 아침을 떠올리며 그저 감사했다.

* 간포노야도는 온천 호텔인데 다른 지역에도 같은 이름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한 기업이 운영하는 숙박 시설인 것 같다. 내가 묵었던 곳은 오사카 부의 돈다바야시에 있던 간포노야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