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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카이 거리를 걷다 거대한 인형의 등장에 깜짝 놀랐다. 아마도 꼬치튀김 가게의 홍보로 보이던 인형이었는데 그에 걸맞는 볼록한 배에 사각형 얼굴이었다. 그나마 표정이라도 좀 귀여워서 다행이다.


워낙 이 근처에 꼬치튀김 가게가 많기 때문에 인형이라도 쓰고 돌아다녀야 하는가 보다. 가게의 홍보 면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최고였다. 사람들과 인사하는 것은 물론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보니 더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인형을 보자 달려가서 와락 안기는데 무척 귀여웠다. 신세카이의 상징이라는 억지스러운 신, 빌리켄보다 이런 친근한 인형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상업성이 묻어나 있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사실 배고프지도 않았는데 타코야끼를 보고 또 다시 멈춰 섰다. 추측하건데 신세카이에서 유명한 가게임에 틀림없었다. 신세카이에 타코야끼를 파는 곳은 많은데 유독 여기에만 사람들로 바글바글했기 때문이다. 가격도 전날 먹었던 곳보다는 저렴하니 일단 호기심에 먹어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이 가게의 주인 아저씨로 보였는데 어느 만화 캐릭터처럼 친숙하게 느껴졌다. 나이는 조금 있어 보였지만 한시도 쉬지 않고 손님을 접대하는데 그 얼굴에는 미소로 가득했다. 장인의 기운이 느껴졌다. 일본에서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더라도 프로의식을 가진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 아저씨도 그런 부류가 아닐까 생각된다. 굳이 앞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사진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아무튼 나도 타코야끼를 먹기 위해 줄을 섰다. 동글동글 변하는 타코야끼를 보자 군침이 절로 나왔다. 드디어 내 차례가 다가왔다. 타코야끼를 포장하는 직원은 어떻게 내가 외국인이라는 걸 바로 알았는지 마요네즈를 뿌릴지 가다랭이 가루를 뿌릴지 표정이나 행동으로 내게 물었다. 그게 참 재미있었다. 사실 나야 무슨 소스가 있는지도 모르니 전부 뿌려 달라고 한 것이긴 했다.


300엔을 내고 받아든 타코야끼는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시각적인 면만이 아니라 문어의 그윽한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나도 사람들처럼 원통 위에 올려놓고 먹었다. 뜨끈한 타코야끼를 거리에서, 그것도 모르는 사람과 마주하며 먹는 기분이 참 이색적이었다. 당연히 맛있었다. 부드러우면서 쫀득한 타코야끼는 일품이었다. 다만 배불러서 8개를 먹는데 한참 걸렸다. 역시 타코야끼의 본고장이라 그런지 맛보지 않고는 쉽게 지나칠 수 없나보다. 그만큼 타코야끼의 유혹은 대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