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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닛코(Nikko, 日光)는  빼어난 아름다움을 지닌 곳으로 유명했다. 오죽하면 "닛코를 보기 전에 겟코[結構:훌륭함]라 하지 말라"라는 말이 전해질까? 그래서인지 현재까지도 닛코를 비롯해 주변 일대(4개 현에 걸쳐)는 닛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닛코는 도쿄에서 조금 떨어진 조용한 소도시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우선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온천이 넓은 지역에 퍼져있고, 바로 뒤에는 후지산과 더불어 신성시되는 난타이산도 있다. 또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무덤이 있는 도쇼구나 오래된 불교 사찰인 린노지 등과 같이 세계유산이라는 큰 볼거리가 있다. 


1. 여행 목적
유명하고, 아름다운 닛코라고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조용하다 못해 한적함으로 가득한 곳이다. 특히 밤에는 즐길 거리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짧게 머물렀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추측을 한다면 닛코는 대부분 단체 관광객이 주를 이루는 것 같다. 밤에는 온천을 하며 쉬고, 낮에는 세계유산인 도쇼구와 린노지를 돌아보는 여행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닛코 여행을 계획한다면 어떤 여행을 할 지 미리 계획을 세우는 편이 좋다. 대부분 온천을 위해서 닛코를 방문하지만, 온천이라고 해도 어느 지역의 온천인지 또 료칸이 아닌 단순히 체험형 온천만 원하는지 여부에 따라 여행 일정이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온천을 즐기러 가는 게 아니더라도 닛코는 넓은 지역에 관광지가 있어 그에 따라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될 수 있다. 


그래서 닛코 여행을 크게 나누자면 추젠지나 유모토로 떠나는 ①온천 여행, 난타이산을 비롯해 게곤폭포와 추젠지 호수 등 ②자연경관을 보기 위한 여행, 이미 유적지로 가치가 있는 도쇼구와 린노지를 돌아보는 ③세계유산 여행으로 잡을 수 있다. 닛코가 아닌 기누가와쪽에도 온천이나 테마파크가 있지만 이는 거리가 멀어 번외로 두도록 하자. 


2. 닛코로 가는 방법
일단 닛코를 여행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무조건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출발하도록 하자. 당일치기는 당연하고, 1박이라고 하더라도 닛코로 가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릴 뿐더러 닛코 내에서도 이동하는데 시간을 많이 잡아 먹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여행을 시작하는 편이 좋다.  

닛코 여행의 출발지로는 아사쿠사가 가장 좋다. 물론 우에노역이나 키타센주역에서 출발해도 상관은 없지만 어차피 도부닛코선을 이용해야 하고, 닛코행 열차는 아사쿠사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아사쿠사가 가장 좋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도부아사쿠사역(아사쿠사 도쿄스카이트리역)에서 열차를 타면 된다. 

1) 나리타공항 → 아사쿠사역
처음 도쿄에 도착하면 맞아주는 나리타공항이지만 나는 어떻게 하면 아사쿠사에 갈 수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공항에 도착하기 전부터 일본 사람에게 물어보기까지 하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기도 했다. 그 이유는 일본에는 워낙 사철이 많기 때문인데 결과적으로는 그리 열심히 찾지 않아도 됐다. 나리타공항에서 아사쿠사역까지는 한 번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도심으로 나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게이세이선이다. 게이세이선은 본선(Keisei Main Line Limited Express), 액세스 특급(Access Express), 스카이 라이너(SKY Liner)가 있는데 이 중에서 액세스 특급을 타면 아사쿠사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 소요시간은 약 50분, 가격은 1240엔이다. 

참고로 스카이라이너는 가장 빠르게 닛뽀리(36분)나 우에노(41분)로 갈 때 유리하지만 가장 비싸고(우에노 기준 2400엔), 게이세이 본선은 가격이 제일 저렴하지만(우에노 기준 1000엔), 닛뽀리(65분)와 우에노(70분)까지 가는데 가장 오래 걸린다. 

2) 아사쿠사 → 닛코
닛코로 갈 수 있는 역은 아사쿠사역이 아닌 도부아사쿠사역이다. 따라서 공항이든 지하철을 이용해 아사쿠사에 도착했다면 도부아사쿠사역으로 가야 한다. 아사쿠사역에서 A5출구로 나간 후 조금만 걸으면 도부아사쿠사역이 보인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도부아사쿠사역인데 실제로는 아사쿠사 도쿄스카이트리역으로 적혀 있었다. 

아무튼 도부아사쿠사역에서 승차권을 구입해서 탈 수 있지만 닛코 여행을 계획한다면 아무래도 패스가 유리하다. 심지어 닛코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예정이라 하더라도 패스를 구입하는 게 저렴할 수 있다. 무조건 패스 구입을 적극 권한다. 외국인만 구입할 수 있는 패스는 도부아사쿠사역 내에 있는 도부여행서비스센터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곳에는 일본어, 영어,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직원이 있으니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얻고 출발하는 게 좋다. 


대부분 구입하는 올 닛코 패스(All Nikko Pass)를 구입한 후 시간에 맞춰 열차에 올라타면 된다. 올 닛코 패스에는 도부닛코와 아사쿠사간 왕복은 물론이고, 기누가와까지 갈 수 있는 열차표다. 게다가 닛코 내에서는 4일동안 무제한으로 버스를 탈 수 있다. 올 닛코 패스의 가격은 4400엔이고, 유효기간은 4일이다. 

도부닛코행 열차는 특급과 쾌속이 있다. 특급은 1시간 50분 걸리고, 가격이 2000엔이 넘을 정도로 비싸다. 쾌속은 2시간 40분 걸린다. 패스를 구입한 사람은 특급을 탈 수 없고(돈을 조금 더 내고 구입은 가능하다고 들었다), 쾌속만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열차 시간표를 보면 특급과 쾌속 중 어느 것을 타야 할지 애매한 경우가 많으며, 패스를 포기하면서 굳이 특급을 탈 이유는 거의 없다. 직접 겪어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패스 종류와 열차 시간표는 아래에 있는 내용을 참고하면 된다. 

3) 닛코 → 니시산도, 추젠지, 유모토 등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버스가 그리 자주 다니지 않으므로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다. 


3. 닛코 패스 종류
1) 올 닛코 패스(All Nikko Pass)
가장 많이 구입하는 패스다. 4일간 닛코와 기누가와 방향 열차는 물론 닛코 주변을 다니는 버스(유모토행)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세계유산을 비롯해 추젠지 온천과 유모토 온천까지 광범위한 닛코 여행을 할 때 가장 좋다. 가격은 대인 4400엔, 소인 2210엔이다. 

2) 세계유산 순회패스(World Heritage Pass)
닛코의 세계유산만 보기 위한 여행일 때 구입하는 패스이다. 닛코와 아사쿠사 왕복권을 포함하고, 세계유산 순회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세계유산 순회버스를 타보지는 못했지만 도부닛코역을 비롯해 신쿄, 니시산도, 도쇼구 등을 한 바퀴 돈다. 가격은 대인 3600엔, 고등학생 3200엔(16~18세), 중학생 3000엔(13~15세), 소인 1700엔(12세 이하)이다. 유효기간은 2일이다. 

3) 기누가와 테마파크 패스(Kinugawa Theme Park Pass)
기누가와에 있는 테마파크를 관람할 수 있는 패스다. 기누가와쪽에는 온천외에도 스핑크스나 타지마할, 만리장성과 같은 세계 유명 건축물의 축소판이 있는 월드스퀘어가 있다. 기누가와쪽 여행을 한다면 유리할 패스인데 사실 가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기누가와 테마파크 패스의 유효기간은 전부 2일이다. 

①닛코 에도무라 패스
성인 6000엔, 소인 3000엔

②도부 월드스퀘어 세트
성인 4000엔, 소인 2000엔

③닛코 에도무라 + 도부 월드스퀘어 세트
성인 7200엔, 소인 3600엔


4. 열차 시간표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 시간표를 잘 보고 가야 한다. 특급은 1시간 50분,  쾌속은 2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시간표는 도부여행서비스센터에서 얻을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다른 지역을 제외한 아사쿠사와 도부닛코역 도착 시간만 표기한다. 

아사쿠사발 열차를 탈 때 앞부분은 중간에 분리가 되어 기누가와로 향하기 때문에 꼭 5, 6번 칸에서 타야 한다. 또한 아래 시간표는 기간에 따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니 꼭 도부여행자센터에서 정확한 시간을 확인한 뒤 출발하는 편이 좋다. 



5. 닛코 버스 시간표
앞서 말했지만 닛코에서는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기 때문에 버스 시간표 체크는 필수다. 보통 도부닛코역에서 시작하는데 역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2C는 세계유산 순회버스이고, 2A와 2B가 추젠지와 유모토행 버스이다. 




6. 주요 관광지 
1) 온천
사실 난 온천을 즐기지 않았지만 대충 파악해 본 바로는 닛코의 온천은 크게 3지역으로 나눌 수 있었다. 먼저 추젠지 온천이 있고, 추젠지 온천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약 40분 정도 가면 유모토 온천이 있다. 대부분 닛코의 온천이라고 하면 추젠지 온천과 유모토 온천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끔 닛코 지역에서 좀 멀리 떨어진 기누가와 온천도 포함시키기도 한다. 


기누가와쪽은 열차 선로가 달라 거리가 멀기도 하고, 테마파크가 목적이 아닌 이상 닛코여행에 포함시키기는 어렵다. 물론 올 닛코 패스를 이용한다면 기누가와까지 쉽게 갈 수 있지만 시간대비 효율적인 여행은 아닌 것 같다. 아마 도쿄 근교여행이 목적인 사람이라면 닛코쪽에서 온천을 즐기고, 추젠지 호수, 도쇼구 등을 돌아보는 여정이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싶다.

2) 추젠지 호수 & 게곤폭포
닛코의 대표적인 자연으로는 닛코 국립공원에 있는 추젠지 호수와 게곤폭포가 있다. 추젠지 호수는 화산 폭발로 생긴 25km의 대형 호수로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곳이 신성시되다 보니 여자는 출입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아무튼 실제로도 추젠지 호수는 굉장히 멋졌다. 다만 한겨울에 가서 그런지 너무 추웠다. 볼이 얼어붙고, 세찬 바람에 눈물과 콧물이 절로 나왔다. 심지어 카메라 배터리가 방전될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가급적 날씨가 따뜻한 날에 아름다운 호수를 구경하고, 유람선을 타는 게 괜찮을 것 같다. 


게곤폭포도 역시 추젠지 온천 정류장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 그래서 추젠지 호수와 묶어서 보는 편이 좋은데 게곤 폭포 역시 일본의 3대 폭포답게 제법 볼거리를 제공한다. 다만 폭포를 가까이에서 보려면 530엔을 내고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약 100미터에 이르는 폭포를 보는 것은 좋으나 530엔이 조금 아깝게 여겨진다면 그냥 위에 있는 무료 전망대를 이용하면 된다. 

추젠지 호수와 게곤폭포는 거의 필수 코스라고 볼 수 있는데 둘 다 가까운 곳에 있어 돌아보기는 좋다. 추젠지 호수와 게곤 폭포를 좀 더 멀리서 구경하고 싶다면 아케치다이라 전망대를 이용하면 된다. 추젠지 온천이나 유모토 온천행 버스를 타고 가다가 아케치다이라 전망대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3) 세계유산
닛코를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세계유산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14개의 세계유산(세계문화유산 11개, 세계자연유산 3개) 중 하나가 바로 닛코에 있기 때문이다. 닛코의 도쇼구, 린노지를 비롯해 여러 사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도쇼구는 현재의 일본은 있게 만든 인물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사당이다. 여러모로 역사적인 가치도 있고, 금박으로 장식해 화려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솟아오른 삼나무 숲은 사당을 더욱 신비롭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무덤이 있는 화려한 사당, 도쇼구 


린노지는 800년대에 만들어진 아주 오래된 불교 사찰인데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린노지 본당은 보수 공사를 하고 있다. 내부에는 가정의 행복을 기원하는 불상이 있다.  
닛코의 세계유산은 1000엔으로 돌아볼 수 있는 입장권(니샤이치지교츠켄)을 판매하고 있다. 1000엔짜리로 린노지, 도쇼구, 후타라산 신사, 이에미츠뵤타이유인 등을 돌아볼 수 있는데 간혹 내부에 추가 입장료를 요구하는 곳이 있다면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굳이 특별한 장소까지 관람할 필요가 없다면 니샤이치지교츠켄이 경제적인 것은 당연하다. 

그 외에도 일본식 정원 쇼요엔(린노지 맞은편에 있는 곳으로 입장료는 300엔)도 있고, 니시산도 오기 직전에 볼 수 있는 신쿄라는 다리도 있다. 

4) 그 외
기누가와 테마파크는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싶다. 멀기도 하지만 세계 문명이 한 자리에 모인 월드 스퀘어도 우리나라 제주도에 비슷한 테마파크가 있으니 크게 관심이 없었다. 


7. 숙박
숙박에 대한 정보는 미흡하다. 대부분 추젠지 호수에 묵을 것을 것으로 추측만 할 뿐 잘 모르겠다. 일단 배낭여행자 숙소로 유스호스텔과 몇 군데의 여관이 있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료칸이 부담스럽다면 이런 숙소를 찾아봐야 하는데 저렴한 숙소는 대부분 도부닛코역과 니시산도 사이에 위치한 것 같다. 내가 묵었던 곳은 니시산도의 ‘터틀 인 닛코’였다.  



8. 웹사이트
도부철도 사이트에 가면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9. 개인평
닛코는 짧은 일정으로 돌아보기는 확실히 무리다. 위치도 도쿄에서 가깝지 않으며, 닛코 내에서도 이동하는 시간이 꽤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닛코는 여행자를 사로잡을 볼거리가 풍성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 여행자들이 아주 많이 찾는 그런 곳도 아니었다. 게다가 닛코라는 지역 자체도 조용하다 못해 한적한 공기로 가득해서 혼자서 딱히 뭘 즐길만한 게 없었다. 정말 이렇게 한적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닛코를 여행한다면 조금 여유를 갖고 돌아보기를 추천한다. 온천도 즐기고,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세계유산도 돌아보는 식으로 말이다. 세계유산도 한꺼번에 다 보려면 정말 힘들다. 적당히 그리고 천천히 둘러봐야 주변 경치도 눈에 들어오게 된다. 아무튼 닛코 여행은 여유와 휴식이 주요 테마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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