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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시마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씨 캔들(Sea Candle)이다. 섬 중앙에 우뚝 솟아오른 씨 캔들이 전망대라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다. 평소라면 전망대 따윈 관심이 없기 마련인데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에노시마라 한 번 전망대에 오르고 싶어졌다. 그래서 원래 계획에도 없던 씨 캔들을 일정에 포함시키게 됐다.

전망대 입장료는 정원포함 500엔이었다. 이 요금체계가 좀 웃긴다. 정원만 둘러보고 싶을 땐 입장료가 200엔이지만, 전망대만 보고 싶을 때는 무조건 정원을 포함하는 가격인 500엔을 내야 했다. 오죽 이상했으면 옆에 있던 안내원에게 어떤 티켓을 구입해야 하냐고 물어봤을까. 정원은 굳이 볼 필요가 없었는데도 전망대가 정원 한 가운데 있으니 어쩔 수 없이 500엔을 자판기에 집어넣었다.

추운 날씨였지만 노란색과 분홍색으로 어우러진 예쁜 꽃들이 정원을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일단 내 목적은 전망대였기 때문에 정원은 가볍게 보면서 지나쳤다.


에노시마 전망대 씨 캔들의 외형은 참 독특했다. 내부가 훤히 보이는 누드형 구조였고, 아래는 얇지만 위로 갈수록 점점 두꺼워지는 모양이었다. 맨 위에는 피뢰침인지 아니면 전파 수신용 안테나인지 모르겠지만 뾰족한 무언가가 있었다. 이것 때문에 씨 캔들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나 보다.


전망대까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에노시마 전망대는 360도를 다 볼 수 있는 구조여서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 좋았다.


다만 전망대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작은 편이었다. 한 바퀴를 도는데 몇 초면 될 정도였으니 규모면에서는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수준이다. 밖에서 볼 때는 이정도로 아담한 전망대일 줄은 미처 몰랐다.

전망대를 한 바퀴 돌면서 바다를 구경했다. 멀리 다리 건너 후지사와시가 보였다.


고작 이게 전부인가. 500엔이나 내고 전망대까지 올라와서 아쉬움만 가득 안고 내려가야 하는가 싶었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계단을 따라 올라갈 수 있었다. 유리벽이 없는 더 넓고, 시원한 진짜 전망대가 있었던 것이다.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전망대에서 천천히 경치를 감상했다.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거대한 위용을 뽐내고 있는 후지산은 과연 일본의 명산이다.


후지사와시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봤다. 추운 날씨임에도 서핑을 즐기는 이상한 사람들과, 빼곡하진 않지만 적당히 복잡해 보이는 도심의 풍경이 카메라 앵글에 들어왔다.


바람을 맞으며 바라본 주변 경치는 볼만했다. 낮에 전망대에 오르면 어떤지 모르겠지만, 사람도 별로 없어 혼잡하지도 않아 더 괜찮았던 것 같다. 일단 전망대가 아담해서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도 없겠지만 가볍게 오르고, 사진 찍고 내려오긴 좋은 것 같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다시 에노시마를 탐방하기 시작했다. 아침과는 다르게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주로 아이들과 함께 여행 온 가족들이 많이 보였다. 에노시마가 인기 있는 여행지라는 사실이 그제야 실감이 났는데 확실히 도쿄와 가깝고, 볼거리가 풍성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상점이 있는 공터를 지나 나무 계단을 향해 걸어갔다. 주변보다 살짝 높고, 바다를 향해 공간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무료 전망대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바다를 바라보다가 잠깐 고개를 돌리니 에노시마의 멋진 경치가 눈에 들어왔다.


나무 사이로 오래된 집들이 듬성듬성 있고, 그 사이로 솟아오른 전망대, 씨 캔들이 보였다. 인공적인 느낌이 강한 씨 캔들이 한 가운데 있는데도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난 이 장면을 보고 난 후 에노시마가 더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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