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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보트를 타기 위해서 도착한 곳에는 언덕 위에 배표를 파는 작은 오피스가 있었다. 그곳에서 슬로우보트의 표를 구입하러가니 출발시간이 무려 11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거 괜히 아침부터 일찍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오스는 최근에 유럽인들을 중심으로 많이 들어가는 나라이다. 따라서 아무리 최근의 정보라고해도 정보가 틀린 경우가 있는데 그중 물가는 더 비싸졌다. 특히 교통비는 비쌌는데, 일부러 슬로우보트를 선택했는데도 태국돈으로는 730밧, 라오스돈으로는 12만킵을 받았다. 그때 나를 제외하고는 전부 밧밖에 없어서 밧으로 냈는데, 결론적으로는 엄청 손해이다.


시간이 많이 남아 바로 앞의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볶음밥(Fried Rice With Pork)를 주문했는데 가격은 1만킵(약 1000원)이었다. 볶음밥은 어디를 가도 대체로 먹을만해서 자주 먹었는데, 여기는 전날 먹었던 볶음밥 만큼이나 맛있었다.


경아가 먹은 바게트빵 샌드위치. 이것도 1만킵이었는데 이후로 바게트빵 샌드위치는 자주 볼 수 있었다.


이 맥주가 그 유명한 비어라오다. 라오스에는 맥주가 라오비어(Beer Lao)밖에 없는데 굉장히 유명해서 그런가 사람들이 라오스에 이 맥주를 마시러 온다는 소리까지 있다. 상민이형은 술을 워낙 좋아해서 그런가 아침부터 맥주를 마셨다.


옆에는 참 편안해보였던 강아지가 누워 있었다.


밥을 먹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졌다. 그렇지만 동남아의 우기시즌답게 30분정도 줄기차게 내리더니 이내 멀쩡해졌다. 장말 신기하게도 하늘이 새파랗게 변해서 정말 비가왔었는지도 모를정도였다.


시간이 좀 남았지만 할것도 없는 탓에 좀 일찍 배에 올라탔다. 슬로우보트는 커다란 나무배였는데, 꽤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었다. 우리가 처음 탔을때는 그래도 사람이 적었는데, 11시가 넘자 사람이 가득찼다.


11시가 되어도 출발할 생각을 안하는 슬로우보트는 계속 사람을 기다리는 듯 했다. 라오스의 첫느낌은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는거다. 11시 출발이라고 해놓고 1시간이 넘게 기다리게 만들다니 아주 따분하다 못해 살짝 짜증이 밀려왔다. 하지만 뭐 이런들 어떠하리 어차피 한없이 오래 걸리는 슬로우보트였으니 그냥 기념 사진을 찍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슬로우보트가 메콩강을 따라 이동하자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 기분도 좋았다. 배에는 대부분 유럽애들로 가득했고, 신기하게도 아시아인은 라오스 현지인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을 정도였다.

딱딱한 의자에 앉고 출발한 슬로우보트는 그런대로 견딜만했다. 하지만 슬로우보트의 의자는 나무로만 이루어져 있었던 부실하고 좁은 형태라서 오래타면 탈수록 엉덩이가 아파오고 불편해서 고통스러웠다. 혼자 앉아도 불편하고 좁은 자리를 두명이 앉아 있으니 더 힘들었다.


슬로우보트를 타고 8시간정도 갔는데 일반 여객선이 아닌 이상 밥이 있을리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간식거리를 잔뜩 사들고 갔다. 치앙콩에서 샀던 과자와 과즙 20%밖에 없던 오렌지쥬스, 그리고 람부탄을 샀다. 람부탄은 동남아의 과일로 맹맹한 맛이지만 질리지않아 우리가 즐겨먹곤 했다.


흙색 메콩강을 따라 달리는데 정말 이곳이 강인지 바다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에 휩쓸렸는지 뒤쪽에서는 배가 출발하면서부터 맥주파티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정말 내릴때까지 맥주를 마시던 유럽애들이 있었는데 나중에 짐을 찾으러 잠깐 갔는데 돌아다니는 맥주병을 셀수가 없을 정도였다. 내가 사진찍을 때는 맥주를 마시다가 손을 흔들었던 아저씨도 있었다. ^^


아직은 기분도 좋고 자리에 앉아서 편안해 보이지만 앞으로 벌어질 고통스러운 순간은 미처 몰랐다.


잠시 배가 작은 마을에서 정차하게 되었는데 어린 아이들이 배로 내려왔다. 무언가 보았더니 과자와 음료를 팔려고 온 것이었다. 그런데 과자의 가격이 놀랍다. 무려 2만킵(약 2000원)으로 보통 밥 한끼에 1만킵이었던거 생각하면 무척 비싼편이었다. 어디를가나 밥값보다 더 비싼게 과자라고는 하지만(라오스에서는 대부분 공산품이나 이런 과자들은 죄다 수입이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는 과자는 그닥 먹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비싸다고 느껴졌다.

때마침 어떤 아주머니가 과자를 집으면서 1만킵을 주려고하다가 가격을 듣고 됐다고 집어넣으려고 했다. 통통했던 꼬마 남자아이는 재빠르게 1만킵만 받겠다고 외치면서 과자를 팔았다. 나야 당연히 밥값보다 비싼 과자를 샀을리가 없지만 저런 장면을 보며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슬슬 엉덩이가 아파오는데 대체 언제쯤 루앙프라방에 도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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