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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보트에 타고 있던 아시아인은 우리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이 현지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슬로우보트를 타다가 중간에 그 사람들이 내리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라오스는 산이 90%이상 이루고 있는 나라이다. 따라서 평지가 없는 탓에 유일한 교통로인 메콩강을 따라 집으로 간다. 메콩강을 따라 간간히 보이는 조그만 집들을 볼 수 있는데 옹기종기 살고있는 그들은 정말 자연과 어울려 사는 것 같다.


집에 도착한 아저씨는 폴짝 뛰어내린 뒤 산위로 올라갔다. 태국 북부부터 시작되었던 아름다운 하늘은 라오스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빠른듯 느리게 내달리는 슬로우보트 안에서 나를 잡아먹을 듯한 흙색 메콩강과 그에 대비되는 새파란 하늘을 바라봤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멋진 하늘이 있을까?


아니 분명 한국에서도 멋진 하늘은 어디를가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한국에 돌아와서도 멋진 하늘을 분명 보긴 했다. 노을진 하늘, 신기한 구름 모양 등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마음놓고 하늘을 바라볼 수 없다. 무언가 자유스러움이 있을때야 하늘을 바라보고 주변을 둘러보는 것인데 한국에 있을 때는 늘 그렇지 못했다. 배낭여행을 하고 있는 그 시점에서는 자유를 무한히 느꼈기 때문에 항상 주변을 둘러 볼 수 있었고,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잦았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끝이 없어 보이는 메콩강을 하염없이 갔다.


이렇게게 지겨울 때는 PMP를 꺼내서 저장해온 MP3를 들었다. 아마 수십 번은 족히 들었던 것 같다. 여행할 때 특히 장기 여행할 때는 책이나 음악이 없다면 더욱 더 지겨울거다. 음악을 들으며 바라보는 메콩강은 나를 더욱 기분 좋게 만들어줬다.


우리는 이 산을 보자마자 '텔레토비 동산'이라고 불렀다.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엉덩이는 아파오고 우리의 목적지 박벵은 도무지 보이지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집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메콩강을 따라 이동했을 때 보아왔던 허술했던 집들이 아닌 이번에는 무언가 확실히 틀려보였다. 커다란 집들이 보이는게 한눈에 봐도 박벵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도착했다는 흥분감에 사로잡힌 탓인지 사람들은 힘들었던 나무 의자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펴며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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