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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에도 어김없이 트랜스포머 티셔츠를 입고 씨엠립 거리를 나섰다. 이젠 익숙한 거리와 사람들 때문에 캄보디아도 상당히 많이 적응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항상 숙소에서 가까웠던 씨엠립 카페라는 곳에서 아침과 저녁을 먹고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한 뒤에 자전거를 빌려 유적지로 향하곤 했다.


듣기로는 씨엠립의 도로를 한국의 기업이서 깔아줬다고 한다. 실제로 2년 뒤에 다시 캄보디아 프놈펜에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많은 한국 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러니까 캄보디아의 성장 뒤에는 한국이 아주 밀접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이다. 


캄보디아의 음식들은 딱히 맛이 없었다. 특색도 없었고 맛에 비해 가격도 비쌌다. 태국이나 라오스에서는 1달러면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 여기서는 2달러였으니 2배 가격이었다. 그래도 친절했던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아침과 저녁은 항상 이 식당을 이용했다. 사실 캄보디아에 도착했을 때부터 사람들과 싸우다 질렸기 때문에 다른 지역을 알아볼 여력이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밥을 먹고 나왔는데 도로가 휑하니 아무것도 없었다.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 걸까?


주변을 살펴보니 오토바이와 차들이 언제라도 달릴 준비를 하며 주유소나 도로 밖에서 대기 하고 있었다. 뭔가 구경거리가 될 것 같아서 계속 지켜봤다. 아마도 엄청 높은 사람이 지나가나 보다.


예상대로 호위 차량과 함께 높은 사람이 탄 차량으로 추정되는 차들이 지나갔다. 딱 봐도 번쩍거리는 차들은 캄보디아에서 굴러다니는 다른 차들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호위하던 차가 지나가자마자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도로의 곳곳에서 오토바이와 차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마치 파도가 밀려오는 것처럼 도로를 뒤덮으며 돌진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장면이었다. 별거아니지만 배낭여행을 하다보니 이런 장면도 재밌다고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