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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드비치에서 돌아오는 다리 위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배낭여행을 하는 도중 몇 번이나 해가 지는 모습을 보았는지 모른다. 배낭여행이 한 달도 가지 못할거라는 주변의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베트남까지 왔고, 이제는 중국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었다.


한국에서는 해가 지는 모습이 새삼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여행에서 만큼은 해가 뜨고 지는 모습조차 새롭게 느껴졌고, 늘 감상에 빠지게 만들어줬다.


이 다리를 건너면 나짱의 중심가로 갈 수 있었다. 시원하게 뚫린 도로의 90%는 오토바이가 내달리고 있었다.


우리는 나짱의 구석구석을 오토바이를 타며 돌아다녔다. 해가 저물면서 사진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멋진 광경이 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오토바이를 타며 달려가고 있는데  바로 앞 정면에는 해가 저물면서 시뻘겋게 타들어가고 있었고, 그 주변으로는 붉은 색이 사방으로 번져있었다.

무척 신비롭게 느껴졌다. 비록 멋진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그저 멋진 노을만 봤다면 이런 기분이 들지 않았을 것이다. 마치 우리가 노을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을 받았던 그 순간이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줬던 것이다.


날이 저물자 오토바이도 상당히 많아졌고, 사람도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공원으로 보이는 곳에는 가족단위로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아이들은 유원지에서 자주 보던 어린이용 카트들을 타고 놀고 있었다.

하루 종일 탔던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돌아오는 길에 배가고파 주변을 살폈는데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밥을 먹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한눈에 봐도 길거리 음식점인 것을 파악하고 얼른 달려가 봤다.


맛있어 보여 가격을 물어보니 1만동(약 600원)이었다. 우와! 정말 싸다. 항상 쌀국수만 먹던 우리에게는 밥이 정말 반가웠다. 주문을 하고 플라스틱 식탁과 의자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


야채와 고기, 그리고 계란후라이까지 있었던 밥이 단돈 1만동이었다. 먹을 때는 진짜 정신없이 먹었다. 그저 맛있다고 감탄을 하면서 숨도 쉬지 않고 먹었던 것이다. 1만동에 오랜만에 포만감 넘치는 저녁을 먹었다. 배낭여행자에게는 그저 가격이 싸기만 해도 상관없지만 이렇게 맛있고 행복하게 먹었던 적도 드물었던 것 같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맥주 한 캔 사들고 해변에 갔다. 딱히 한 것은 없고 바닷가에 앉아 바람 쐬며 맥주 한잔 마셨다. 그냥 해변 모래사장에 앉아 바다 바람을 즐기며 나짱의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