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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는 경극과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는 라오셔 티하우스라는 곳이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항상 만원을 이루는데 우리도 예매를 했다. 큰 돈을 쓴다고 80위안이나 냈는데 나중에 자리에 앉아 보니 그것도 거의 뒷자리였다.


정말 유명하긴 유명한가 보다. 실제로 이곳을 방문했는지 TV에서 정말 많이 봤던 사람이 보였다.


세계 유명인사들이 이곳을 방문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사진과 사인이 게재되어있었다. 입구 앞에서 안내하던 직원들 정말 친절했다. 중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우리를 맞이했는데 같이 사진도 찍었다.


라오셔 티하우스는 공연과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는데 모두 가격에 포함되어 있었다. 공연 중에는 방해가 되니 이런 차를 따르는 쇼가 없지만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는 주둥이가 길쭉한 주전자로 간단한 쇼맨십을 보여줬다. 예전에 TV에서도 많이 봤었던 것인데 사실 실제로 보면 별거 아닌데도 무술을 하는 것처럼 차를 따라주는 모습을 보면 무척 멋있어 보인다. 라오셔 티하우스에서는 차를 다 마셔도 계속해서 줬다.


간단한 다과와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다. 우리가 앉은 테이블에는 중국인 두 분이 앉아 있었는데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자신들의 삼성과 엘지 핸드폰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자랑을 하기도 했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서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아무튼 재미있었던 분들이다.


80위안 짜리는 너무 뒤에 있었던 좌석이었다. 앞사람의 뒷통수가 바로 앞에서 보여서 공연을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사실 경극이라고 해서 중국영화에서 탈을 쓰고 하얀 분칠을 하는 그런 경극이라고 생각했는데 중국식 공연 같았다. 이런 것도 경극에 포함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각종 중국공연을 본다고 생각하고 가면 편하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공연하는 도중 옆에 TV화면에서 영어자막까지 뜨니 무슨 공연하는지는 쉽게 알아 볼 수 있었다.

* 만약 베이징 라오셔 티하우스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동영상은 안 보는 편이 좋다. 대부분의 동영상을 촬영해서 실제로 보면 재미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막이 열리고 첫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음악과 함께 차를 따르고 마셨다. 특별한 것은 없어 보였고, 차를 마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같았다.




이번 것은 기존에 생각했던 그 경극 같았다. 가면을 쓰고 나타나 익살스러운 연기를 펼쳐 보였는데 너무 멀고 어두워서 사진이 대부분 흔들렸다.


처음에는 악기만 연주했는데 나중에는 초를 입에 물고 연주를 했다. 슬슬 이거 차력으로 나가자는 건가?



한철 지난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았다. 비하 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TV에서 많이 봤던 쇼라서 그런지 흥미도는 조금 떨어졌다. 새소리 기차소리를 실감나게 표현하여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주는 쇼였다. 차를 마시면서 계속 이어진 공연을 지켜봤다.



독특한 의상을 입고 중국의 무용을 하는 듯 했다. 라오셔 티하우스에서는 그저 공연 하나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공연을 여러 개 할 줄은 몰랐다. 다양한 공연과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다는게 이곳의 매력이기도 했다.


마술쇼도 있었다. 너무 평범해 보였던 마술이라 그런지 흥미가 떨어졌다.


이번에는 관람객 모두를 기대하게 만들었던 소림무술이었다. 소림무술 하면 수많은 중국영화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이 사용했던 무술이 아닌가. 중국에 와서 소림무술까지 보게 되다니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소림무술이 시작되어 숨을 죽이며 바라보았는데 이거 좀 웃겼다. 뭔가 박력이 있는 모습도 아니었고, 무술의 동작도 어찌나 흐물흐물한지 조금 웃겼다. 아마 소림무술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건 그저 쇼를 위한 소림무술이라 그런지 모르겠다. 그래도 간혹 멋진 장면도 나왔다.



커다란 항아리를 머리로만 세운 뒤 그걸 머리로만 돌렸는데 진짜 신기했다. 자석이라도 달라붙어있는 것처럼 항아리가 머리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바로 가면이 순식간에 바뀌는 마술과도 같은 공연이었다. 이건 정말 신기했다. 물론 뒷자리라서 잘 안보이긴 했지만 관객의 바로 눈 앞에서 가면이 계속 바뀌었다.

꽤 긴 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이 끝나고 그냥 가기는 너무 섭섭했다. 끝나고 정리하는 직원에게 정중히 사진을 찍자는 부탁을 했는데 웃으면서 밝은 곳에서 찍자고 오히려 제안을 했다. 하지만 그곳도 어두워서 잘 나오지 못했다. 라오셔 티하우스의 직원들은 전부 전통의상을 입고 있었는데 바로 치파오였다. 허리부터 다리까지 이어지는 선이 노출이 있어 베트남의 아오자이의 절제된 미와는 조금 다른 복장이라고 볼 수 있다.


라오셔 티하우스는 마시고 공연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종 기념품과 차를 파는 곳이 있었다. 좋은 차를 믿고 살 수 있는 곳이었는데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의 저렴한 차부터 꽤 비싸고 고급스러운 차까지 다양한 종류의 차를 판매하고 있었다. 차를 살까 말까 무척이나 고민하다가 결국 나중에 사겠다며 나왔다.

라오셔 티하우스의 공연이 내가 생각했던 경극이 아니라 조금 이상해 보인다고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차와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곳, 그리고 차와 관련된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이라 가볼 만한 곳임은 틀림없다. 중국의 차문화도 살펴보고 경극도 관람할 수 있는 장소였다.


벌써 어두워졌고, 베이징의 거리 약간은 어둡긴 했지만 큰 도로가 많아서인지 그리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긴 했는데 왜 이리 이질적인가 했더니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더욱 그런가 보다. 역시 중국어 때문이었을까? 기념품 가게에 들려 구경도 하다가 숙소까지 걸어서 돌아왔다. 꽤 먼 거리였고 베이징에서의 첫날이었지만 이상하게 헤매지도 않고 쉽게 찾아 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