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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는 2006년 해외봉사를 다녀온 후 2008년에 개인적으로 다시 같은 곳을 방문한 이야기입니다.

주말이 되자 나는 또 올랑고에 왔다. 이제는 아주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뒤섞여 보트에서 내린 뒤 트라이시클을 잡아탔다. 날씨만큼이나 내 기분도 무척 좋았다.

여전히 이 곳에 와도 딱히 할게 없었다. 슈퍼에서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마빈이 코코넛을 따러 간다고 해서 따라갔다.

[다시찾은필리핀 2008] - 달콤할 것 같은 코코넛


완전 말썽꾸러기였지만 나에게 코코넛을 건내주는 모습은 무척이나 기특해보였다. 하지만 건내주고는 이내 자기 놀러간다고 휙 사라져버렸다.


날 씨도 더워서 슈퍼에서 앉아있는데 아저씨가 아이를 달래는 모습이 무척이나 자상해보였다. 아이를 안고 머리도 묶어주고, 마일로(쵸코)도 타다 주는게 지극정성이었다. 아저씨는 아이의 머리를 묶어주면서 나에 대해서 이것 저것 물어봤다.


코코넛을 한통 다 먹었는데 정말 배불렀다. 코코넛 자체가 비눗물 맛이 나기에 먹는것 자체도 힘들었는데 양도 워낙 많았다.


마 을을 돌다가 가까운 폴네 집으로 향했다. 난 이들이 가족이라는 것도 이제서야 알았다. 그러고보니 상당히 닮았다. 내가 한국에서 가져온 3000원짜리 시계를 선물로 줬는데 폴과 동생이 너무 좋아했다. 애초에 이 시계를 살 때도 혹시나해서 선물로 주면 좋겠다 싶어서 사온 거였는데 줄 사람이 생겨서 나에겐 더 좋았다.


내가 가지고 있던 보라색 시계와 똑같았던 초록색과 빨강색을 아이들에게 줬다. 실제로 더 많이 주고 싶었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건 딱 2개뿐이었다.


밖에 나가서 좀 돌아다니자고 했더니 폴과 동생이 따라왔다. 내가 아이스크림이 얼마냐고 하자 1페소(약 30원)라고 했다. 직접 가서 보니 2페소였는데 세부에서도 10페소짜리 아이스크림 먹고 그랬는데 여기에서는 2페소짜리를 팔고 있었다. 여기에서는 1페소, 2페소가 아이들에게는 큰 돈이었던 셈이었다.


망고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이었는데 비닐로만 싸여있는데 이걸 이빨로 살짝 뜯어서 먹으면 된다. 2페소짜리였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