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 이야기는 2006년 해외봉사를 다녀온 후 2008년에 개인적으로 다시 같은 곳을 방문한 이야기입니다.

길을 걷다가 빈센트를 만났다. 빈센트는 머리를 자르러 간다고 하길래 따라갔다. 세부에도 제대로된 미용실이 보이지 않았는데 올랑고에서 미용실이라는 것이 있을리 만무하다. 다만 머리를 잘라주는 아저씨가 있었다.


빈센트는 머리를 자르기 위해 앉았고 나는 그냥 구경했는데 이녀석 스타일을 살려달라면서 뒷머리쪽에 몇 가닥만 남겨달라고 요청했다. 머리 자르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생각보다 잘 잘랐다. 물론 빈센트의 요구대로 뒷 꼬랑지까지 만들어줬다.



빈센트가 씻고 있는 동안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앞에서 아이들이 당구를 치고 있었다. 그것도 구슬로 말이다. 당구대는 물론, 놓여져 있는 구슬과 하얀 구슬까지 당구의 축소판을 보는 듯 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포켓볼을 치는 것이였는데 이건 또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아무리 축소판이라고는 하지만 구슬이 너무 작아서 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사뭇 진지하게 임하는 녀석 구슬을 넣는데 성공했다. 당구대의 축소판인 만큼 각 구멍에는 깡통이 들어가있어서 구슬을 넣자 '땡그렁' 소리가 났다.


아이들 노는 것을 구경하다가 돌아오는 길에 만난 다른 아이들, 옷이 참 깜찍했다. 첨보는 옷인데 교복은 아닐테고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