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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나서도 캐서린의 카미긴 투어 가이드는 지칠줄 몰랐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웰라를 타고 늦은 밤 카미긴을 달렸다. 가로등이 많이 없는 카미긴이라서 그런지 많이 어두웠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 달리는 기분이 무척 좋았다.

한 30분을 달렸을까? 한참을 오르막길을 오른 끝에 Hot Spring 말 그대로 온천에 도착했다. 우리는 이미 어두워진 시점에 온 탓에 다른 것을 볼 것도 없이 들어왔다. 내부는 생각보다 잘 꾸며져 있던게 주변에 의자도 있었고, 특히 가족 단위로 올 수 있도록 테이블도 많이 있었다.

여기도 자연 그대로의 온천을 관광지로 만들어 놓은 곳이었는데 신기한 것은 위쪽부터 물이 흘러내려오는 중간 중간마다 탕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연 상태 그대로 여러 가지 탕이 존재했다. 차가운 물, 따뜻한 물, 조금 더 뜨거운 물. 온천이라고는 하지만 아주 뜨거운 물은 아니었다.

이와중에 학교 교사였던 캐서린의 학생들도 만났다. 연인이라고 소개했던 두 남자 아이들은 게이였던 것이었다. 캐서린이 이래 저래 생활도 묻고 상담도 들어주는 모습을 1박 2일동안 많이 봤는데 이는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것들이었다. 온천에서 만났던 게이커플을 비롯해서 남자친구 문제로 문자를 보냈던 학생, 그리고 캐서린네 집에 놀러왔던 학생들까지... 우리 나라의 교육에서는 교사가 이럴 수 있을까?


어쨋든 온천에서 이래저래 물장구도 치고, 위쪽 탕에 들어갔다가 아래쪽 탕에 들어갔다 하다보니 사진은 전혀 찍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사진 찍기에는 이미 너무 어두웠다.

온천에서의 물놀이를 끝내고 돌아오니 이미 밤은 상당히 깊어져있었다. 다음 날은 우리가 가장 기대하는 화이트 아일랜드를 가기 때문에 새벽에 다시 만나자고한 뒤 헤어졌다. 우리의 숙소는 무척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캐서린네 어머니 덕분이었다. 캐서린네 어머니 역시 교사이셨는데 학교 시설 중 호텔경영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었고, 그걸 학생들이 운영하는 곳이 있었다. 숙소는 좋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아주 싸게 머무를 수 있어서 나는 그게 좋았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벌써 12시가 가까워졌다. 다음 날 우리가 가게될 화이트 아일랜드는 섬이었지만 모래사장으로만 이루어진 곳이라서 새벽 일찍 가서 해가 뜨기 전에 돌아오는게 좋다고 했기 때문에 일찍 자야했다. 캐서린 덕분에 카미긴의 곳곳을 둘러보느라 무척 피곤해서 그런지 바로 골아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