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골드코스트 단기쉐어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겁을 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내가 지내던 쉐어하우스는 관리가 그렇게 잘 되는 편이 아니어서 사람들이 청소를 잘하지 않았다. 특히나 주방은 엉망이었는데 그게 결국 사건 발생의원인이 되었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났는데 상민이가 거실과 주방이 온통 구더기가 기어다닌다고 했다. 나는 자고 일어나서 정신이 없는 통에 무슨 소리인줄 몰랐는데 잠에서 깨어 마루를 보니 진짜 온 집안이 구더기가 수 십마리가 스물스물 기어다니는 것이 아닌가. 징그러운건 정말 싫어했던 나는 '구더기 출몰'에 기겁을 했다. 생각을 해보면 그 전 날에도 쓰레기통에 파리가엄청 꼬였었는데 그게 원인이 되었나 보다.

지금 생각해도 징그러운 구더기들이 집안의 구석구석을 기어다니고 있었다니 너무 끔찍하다. 구더기는 정말 많았는데 어느 정도였냐면 발을 마땅히 어느 곳에 디딜 수 없을 정도였다. 결국 아침부터 대청소를 시작했고 목구멍까지 올라올것 같았던 구더기를 박멸하기로 했다. 집안의 모든 쉐어생들이 일어나서 쓸고, 버리고는 것 뿐만 아니라 세제로 구석구석 뿌리면서 깨끗하게 청소했다. 한 2~3시간정도 청소를 햇던거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이틀간은 구석에서 구더기가 한 두마리씩 출몰하기도 했다.

진짜 내가 이 집을 들어왔을 때부터 주방이 너무 더럽고 아무도 설거지를 안 하는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었는데 결국 이런 일도 발생하기도 했다.

호주에서 생활을 하면 대부분 쉐어 생활을 하게 된다. 쉐어라는 것은 집을 렌트한 사람이 방에 사람을 두고 돈을 받는 형태인데 여러 명이 생활을 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대부분 이렇게 '구더기 사태'까지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긴 하지만 청소를 하지 않거나 설거지를 안 하는 경우 서로에게 피해를 주기 마련이다.

골드코스트에서 단기 쉐어생활을 했을 때는 항상 주방을 보면 설거지할 그릇 더미가 쌓여있었는데 최소한의 양심도 없었던 모양이다. 결국 그렇게 서로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구더기를 불러오게 된 것이었다.

* 구더기 사진도 있지만 역겨워서 첨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