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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땡이 맥스

category 지난 여행기/대책없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2010. 11. 7. 17:16
우리가 이 농장에 처음 와서 고기를 굽던 날, 어슬렁 어슬렁거리며 다가오던 한 녀석이 있었다. 농장에 처음 찾아왔을 때 심하게 짖어댔던 그 녀석이었는데 이름은 맥스였다. 생긴건 참 귀엽게 생겼는데 사람한테는 전혀 관심이 없는 좀 건방진 녀석이었다.


첫 날에는 너무 불쌍하게 보여서 고기 몇 점을 던져주었는데 물론 보스가 보지는 않았지만 다음날 곧바로 'Do not feed the dogs'  라는 표지판이 붙어있었다. 혹시 맥스 이녀석 고기 먹고나서 보스에게 말했나? -_-;


얼핏 보면 비글처럼 생겼는데 비글이 이렇게 거대할리가 없고 무슨 종인지 모르겠다. 어쨋든 중요한건 먹는 것만 좋아했던 뚱뚱한 강아지였다.

이 농장에서는 강아지가 무척 많았는데 처음에 일할 때 강아지들이 여러 마리가 돌아다니길래 혹시 이녀석들이 슈퍼바이저가 아닐까 생각했다. 진짜 신기했던건 내가 일하고 있으면 살며시 관찰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했는데 어째 사람보다 강아지들이 직급이 높아 보였다.


그 여러 마리의 개 중 한 마리가 맥스였는데 얘는 완전 천방지축이었다.


사람에게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오로지 먹을 것을 들고 있어야만 꼬리를 심하게 흔들며 쳐다볼 뿐이었다. 먹을 것을 주지 않으면 심하게 침을 흘리는게 너무 웃기기도 했다. 여기 보스가 강아지에게 먹이 주는걸 심하게 싫어하기 때문에 거의 주지는 않았지만 가끔 너무 심하게 침흘리며 쳐다볼 때 하나씩 주기도 했다.


우리가 잡고 있어서 그렇지 사실 벗어날려고 발버둥치고 있던 중이었다.


맥스 그건 먹는 물이 아니야! 씻던 물에서 고기냄새가 나서 그런지 물을 홀짝 홀짝 먹었다.


이녀석의 식탐은 정말이지 놀라웠다. 그냥 밥을 먹는 날에는 안 오는 경우도 많았지만 고기를 굽는 날에는 항상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들며 찾아오곤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설거지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