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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언즈는 역시 관광도시답게 여행사가 무척이나 많았다. 혁철이가 버스를 알아보러 여행사에 들어갔을 때 나 역시 주변을 둘러보며 구경을 했다. 호주 전역을 연결하는 교통편이나 투어는 물론 가까운 나라 피지나 뉴질랜드와 관련된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들린 곳은 라군Lagoon이었다. 라군은 누구나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인공비치였는데 케언즈의 부자들이 기부해서 만들어진 곳이라고 한다.


서양 사람들이 그러하듯 여기도 잔디밭만 있으면 눕고 본다. 6월은 호주에서 가장 추운 겨울에 해당하는 기간이었지만 케언즈는 북쪽에 있었기 때문에 낮에는 이렇게 일광욕을 즐길 정도로 더웠다.


라군 바로 옆에 바닷가가 있는데 왜 꼭 여기에 만들어야 했는지 궁금하다면 직접 확인해보면 알 수 있다. 사실 바닷가는 갯벌의 형태로 되어져있기 때문에 사실상 수영을 즐기기에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케언즈 도심에서 한참을 걸어와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나면 몸에 피로가 몰려온다는데 정말인듯 했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상당히 피곤했고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공항이 가까운데 있어서 그런지 비행기 지나가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케언즈만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어서 호주내 다른 도시가 아니라 다른 나라에 와있는 기분이 들었다.


숙소에서 쉬다가 저녁에 백팩에서 정기적으로 운행하고 있는 밴을 타고 케언즈 시내로 나갔다. 다름이 아니라 다음 날 그린아일랜드Green Island 투어를 예약하기 위해서였다. 원래는 피츠로이섬Fitzroy Island에 가려고 했으나 섬이 대대적으로 보수중이라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 저녁 비행기로 시드니로 가야했기 때문에 먼 곳에는 갈 수 없어서 그나마 가까운 곳이었던 초록섬밖에 선택할 수 있는게 없었다.


케언즈의 도심은 기존에 보아왔던 곳들과는 다르게 무척 작고 한산해보였다. 그러나 어두워지면 갑작스럽게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역시 다른 도시와는 분위기가 많이 틀렸다.


투어를 예약하고 나는 다시 라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딱히 어디론가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낮에는 그렇게 많았던 곳이었는데 밤이 되자 조용했다. 밤에도 수영을 즐기는 사람이 많을줄 알았는데 아마도 날씨가 쌀쌀해서 그랬던게 아닌가 싶다. 아무리 케언즈가 북쪽에 있어서 더운 지방이어도 밤이 되면 약간 쌀쌀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브리즈번에도 이렇게 도시에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인공비치가 있었는데 그러고보면 호주인들은 이런걸 참 좋아하는것 같다. 


라군에서 놀고 있던 꼬마 아가씨가 무척 해맑아 보였다. 


어느새 수영을 즐기고 있었던 한 남자도 있었다.


라군은 케언즈 사람들의 휴식처로 자리잡은 공간으로 수영을 즐기거나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여 정말 여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나는 멍하니 라군에서 해가 지는 것을 바라봤다. 케언즈에 도착하고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 벌써 떠나야하다니 조금은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이제 케언즈를 마지막으로 시드니로 가서 출국을 하면 호주는 끝이었다. 물론 태국이나 홍콩 여행이 남아있긴 했지만 호주 워킹홀리데이로 시작했던 나의 여정이 어딘가 충분히 마무리 되지 않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나의 워킹홀리데이는 할만큼 했다고 생각했고, 이제 앞으로 펼쳐질 여행을  상상만해도 즐거웠다.


역시 걸어서 숙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