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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졸이며 떠난 배낭여행은 자칫 여행을 위해 기대하고 준비했던 것들이 다 헛수고가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다.

우리가 캐세이퍼시픽항공을 선택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싱가폴로 날아가는 가장 싼 방법이었기 때문이었다. 에바항공도 마지막까지 접전을 이루었지만 에바항공은 싱가폴 편도행이 없는지 항공권이 안 떠서 캐세이퍼시픽을 선택했던 것이었다. 이 비행기는 내가 해외로 나가는 두 번째 비행기였다. 이번에는 돌아오는 비행기는 없었다. 오로지는 가는 비행기 뿐이었다.

약간은 들뜬 기분이었지만 아무래도 혹시나 입국 거부당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계속 걸렸는데 승우는 비행기에 올라타자마자 아무 걱정도 없는지 순식간에 잠이 들었다.


캐세이퍼시픽항공은 홍콩의 항공사였기 때문에 직항이 아닌 홍콩을 먼저 간 다음에 싱가폴로 가야했다. 홍콩으로 가는 동안 영화 볼 것도 별로 없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항공사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어 나오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영어를 능숙하게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그나마 이미 한 번 봤던 '몬스터 주식회사'를 보며 시간을 때웠다.

캐세이퍼시픽의 기내식이었는데 한국에서 출발한 비행기라서 그런지 김치도 나오고, 밥도 나오고해서 먹을만 했다.


드디어 홍콩 도착했다. 여기가 홍콩이구나! 역시 깨끗하고 현대화된 공항이었다. 하지만 홍콩에서 스탑오버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1시간 반 뒤에 싱가폴로 향하는 비행기로 갈아타야했다.


홍콩을 꼭 들러 돌아다니고 싶었으나 앞으로 일정이 중국까지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 때 가기로 생각하고 그냥 공항 면세점만 한바퀴 돌았다. 홍콩달러가 정확히 어느정도 가치가 되는지 알 수가 없어서 면세점에서 봐도 비싼지 싼지도 모르겠다.


싱가폴로 향하는 비행기를 올라타고, 다시 또 3시간 남짓 날아갔다.

이상하게 잠은 오지 않았다. 긴장감때문일까? 아니면 혹시 입국불가 되진 않을까? 사실 이런 걱정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한국에서 홍콩을 날아올 때는 한국사람도 많아서 한국어로 방송도 나오고 그랬지만, 이제는 주위에 중국어만 들리고 간간히 영어가 들릴 뿐이었다. 외국이긴 외국이었다! 흥분되는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홍콩으로 갈 때는 '입국불가경고' 사건 때문에 안 좋은 자리였지만, 싱가폴로 갈 때는 창가쪽에 앉을 수 있었다. 계속해서 푸른 바다를 바라볼 수 있었다. 마치 우주에서 지구의 푸른별을 바라보는 느낌같았다.


또 기내식을 먹었다. 치킨을 시키니까 치킨덩어리와 감자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줬다.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만 있다가 밥만 먹으니까 속만 더부룩한 것 같다. 이제 기내식 먹을 일도 없으니까 우선 먹어두자!

안드로이드 어플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 출시로 인해 기존 동남아 배낭여행 글을 전부 수정, 재발행하고 있습니다. 여행기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가다듬기 때문에 약간의 분위기는 바뀔 수 있습니다. 07년도 사진과 글이라 많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어플을 위해 대대적으로 수정을 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는 유저분들은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을 다운(http://durl.kr/2u2u8) 받으시면 쉽게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