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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때문에 너무 추워질까봐 끄고 잤더니 아침부터 찝찝한 느낌이었다. 벌써부터 끈적거리네. 이럴줄 알았으면 에어컨을 켜고 잘껄. 한국의 추위와는 너무도 다른 필리핀의 아침이었다. 지금이 몇시인지도 전혀 알 수는 없었다. 우선 밖으로 나가보았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는데 어제 밤과는 무척이나 다른 모습이었다.



어제의 조용한 가운데 저 음식점에서만 노래소리와 떠드는 소리가 들릴 뿐이었는데 지금은 아주 복잡하다. 아마도 도로에 차가 많이 지나다녀서 그런 느낌을 받는 듯 했다. 지나가는 차는 대부분 일본차가 많았는데 가끔 현대차도 보이기도 했다. 우리는 그냥 펜션앞에 앉아서 이국적인 필리핀의 아침을 맞이하고 있는데 지나가는 택시마다 경적을 울리며 우리를 쳐다보곤 했다. 처음에는 그냥 안 탄다는 표시를 하기는 했는데 지나가는 택시마다 경적을 울리니 우리는 아예 무시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택시만 오면 쳐다보지도 않았다.



내가 필리핀에 오긴 했구나 하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부터 우리와는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었고 생활모습도 틀리게 보였다.


우리는 어제 노래소리가 들리던 맞은편 식당에 가서 아침 식사를 했다. 아침식사이다 보니 간단했다. 밥, 샐러드, 계란 2개, 선택(베이컨, 소고기, 햄) 였다. 난 베이컨으로 선택했다. 대충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300원정도 되었던 것 같았다. 이때만 해도 무지 싸다고 생각했다. 한끼 식사에 1300원이니 우리나라로 따져보면 절반정도도 안되는 가격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올랭고에서는 한사람이 1300원씩이나 식사에 사용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밥을 저렇게 뭉쳐서 주기 때문에 좀 모양은 나오지만 우리나라와 틀리게 밥이 부서지고 덜익은 느낌이 나서 확실히 우리 쌀이 더 맛있다. 마치 군대에서 덜 익은 밥 나온 날 그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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