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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카운터에는 어제와는 달리 아저씨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마 어제의 할아버지의 아들인듯 보였는데 내가 버스를 어디서 예매하는지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것 저것 물어봤는데 굉장히 친절하게 알려줬다. 인상도 무척 좋았다. 게스트하우스의 시설은 정말 '잠만 자는 곳'이었지만 이 곳의 사람을 보면 미얀마 사람의 따뜻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나가자 털털거리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렸는데 그 범인은 다름 아닌 발전기였다. 미얀마에서는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는 때가 드물어 이렇게 하루 종일 발전기를 돌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 때문에 양곤 시내를 걸어다니면 사람들의 소음과 차 소음보다도 발전기 소음에 귀가 멍멍해질 정도였다.


무척이나 낡아 보이는 건물이 주변에도 널렸다.


양곤 시내의 가장 핵심적인 건물이라 할 수 있는 술레 파고다 앞에 섰는데 지난 밤과는 다르게 차량도 무척 많아졌고, 사람도 많이 걸어다니고 있었다. 이 이국적인 풍경에서 나는 멀뚱 멀뚱 서서 한참이나 지켜봐야 했다.


외국인은 거의 볼 수 없었을 정도로 그 유명한 양곤에서 나만 외국인 취급 받아야 했다. 물론 아주 간간히 외국인을 볼 수 있었지만 이렇게 거리를 걸을 때면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다.

"Change money?" 라는 말을 걸어오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두둑한 돈을 보일 때면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특히 인도계 사람들을 조심하라는 말을 기억하고 있었고, 제대로 미얀마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한테나 환전을 할 수는 없었다.


양곤의 거리 풍경은 어느 동남아와 유사하면서도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무도 틀렸다. 심지어 그 캄보디아에서도 좋은 차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는데 어째 양곤에서는 최소가 30년은 되어 보이는 차량들 뿐이었다. 게다가 보행자를 배려하는 횡단보도는 제대로 그려진 곳이 있을리가 없었다.


특히 더 재미있었던 것은 바로 미얀마 전통 의상인 롱지였다. 남녀노소 치마 비슷한 옷을 입고 있는데 일반적인 바지를 입은 경우보다도 더 많아 보였다. 원칙적으로는 롱지 안에 속옷을 입지 않는다고 한다.


양곤에 제대로 된 안내판은 당연히 없었고 나는 처음이라 그런지 지도를 보면서 헤매기 시작했다.


양곤의 중심 거리라고 생각되었지만 그 혼잡함은 어느 시장 못지 않았다. 거리에는 온통 사람들이 물건을 내다 팔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차량 소음이나 발전기 소음 때문에 무척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롱지를 입은 아저씨들의 풍경에 적응하는데는 꽤 오래 걸렸다.


또 하나 특이했던 것은 거리에 전화기만 놓고 앉아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아마 전화를 사용하고 돈을 지불하는 그런 장소인것 같았다. 주렁주렁 매달린 전화기 앞에 전화를 하려고 줄을 서 있었다.


미얀마에서는 온통 신기한 것 투성이었는데 여자 혹은 어린 아이들의 얼굴에 노란 분칠을 했는데 이것은 미얀마의 전통 화장품이라 불리는 '타나카'로 나무를 갈아서 나오는 가루를 바르는 것이다. 미얀마에서 꽁야(씹는 잎담배)와 더불어 타나카를 빼놓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을 정도였다.

이 거대한 호텔은 과연 얼마나 좋을까? 무척 크고 깨끗해 보였는데 과연 투숙객은 있을지 그것도 궁금해졌다.


미얀마에서도 아바타의 열풍은 피해갈 수 없는가 보다. 다만 태국처럼 3D영화를 볼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2시간은 넘게 걸어다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계속 주변만 돌아다니고 있었다. 다시 지도를 제대로 살펴본 뒤에 환전을 하기 위해 보곡 시장으로 발걸음을 제대로 옮겼다. 새로운 나라이고, 익숙하지 않은 문화라서 혹은 혼자 다니는 여행이라 덜컥 겁도 나기는 했지만 무언가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신기한게 많은 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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