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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레호수 투어의 일정은 대충 플로팅마켓이나 은을 만들던 제조공장과 같은 상업성이 묻어나는 곳을 방문한 뒤 점심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애초에 내가 다른 여행자보다 늦게 출발했던 것도 있지만 별거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다. 


나는 다른 레스토랑을 가고 싶다고 얘기를 했지만 아저씨는 자신이 아는 곳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거 원 무뚝뚝하기까지 하니 투어할 마음이 별로 생기지 않았다. 어쨋든 이 아저씨의 안내에 따라 레스토랑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보트투어를 혼자하니 좀 심심하긴 했다. 여러 투어를 해보긴 했지만 이렇게 심심하게 느껴진 적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점심으로는 볶음밥을 주문해서 먹었고, 맥주도 한 병 주문했다. 그리고 보트 아저씨도 점심을 사주었는데 너무 무뚝뚝해서 그런지 아니면 별로 관심이 없는지 별소리 없이 먹기만 했다. 원래 이 아저씨는 다른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했는데 내가 억지로 사주겠다고 했던 것인데 주변을 둘러보니 나처럼 보트 아저씨에게 밥을 사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괜히 사주는 건가? 

이 레스토랑은 인레호수 안에 있어서 그런지 가격도 상당히 비쌌다. 미얀마 맥주 한 병에 무려 2500짯이나 했다. 밥도 맛은 그저 그랬는데 가격만 비쌌다. 


밥을 먹고 난 후 이 아저씨는 걸어서 갈 수 있는 사원이 있으니 보고 오라고 했다. 


인레호수 투어를 하면 꼭 들리는 곳이었는데 레스토랑에서는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작은 나무 다리를 건너면 바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다. 조금은 부실해 보이는 나무 다리를 건너는데 내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보트가 바쁘게 움직이고, 물의 양 옆으로는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조금 걷다보니 겉모습이 독특해 보이는 파웅도우 파고다가 나왔다. 


주변을 구경하다가 파웅도우 파고다 안으로 들어갔다. 파웅도우 파고다에는 5개의 불상이 있는데 이 불상에 금박을 계속 붙여서 지금은 돌모양의 형태로 바뀌었다고 한다. 아마 그게 가장 큰 볼거리로 생각되는데 나는 들어가기를 망설였다. 그건 바로 카메라 요금 때문이었다. 파웅도우 파고다에는 입장료는 없었지만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에게는 300짯을 내야 하는 카메라 요금Camera Fee가 있었다. 

고작해야 300짯(약 300원)이라고는 하지만 그냥 갑자기 이런 것을 내는 것도 싫었고, 들어가는 것도 귀찮아졌다. 요금이 비싸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냥 내가 들어가고 싶을 때 들어가는 것이지 여행을 하면서 어디를 가봐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없다보니 도장 찍듯이 가고 싶지는 않았다. 계단을 통해 살짝 올려다 본 파웅도우 파고다가 특별해 보이지 않았던 것도 한가지 이유이기도 했다. 


내 여행은 패키지 여행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디든 내가 가고 싶을 때 가면 된다. 난 그냥 파웅도우 파고다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는 것으로 관람을 마쳤다. 


저 작은 나무다리를 건너면 점심을 먹었던 레스토랑이 나왔다. 걷다보면 작은 상점들이 있었는데 그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레스토랑으로 돌아오니 껄로 트레킹에서 잠깐 만났던 한국인 여자 2분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기념품가게는 안 가고 쉐인떼인 파고다를 다녀왔다고 하는데 그나마 인레호수에서 가장 볼만한 곳이라고 했다. 추가 비용도 없었다고 해서 내 보트 아저씨를 꼬셔보라고 했다. 그러나 내 보트 아저씨는 완강하게 안 된다고 했다. 기름값 때문에 그렇게 멀리 갈 수는 없다고 하는 것이다. 무조건 5달러를 더 내야 한다는데 그냥 포기했다. 한국인들도 그렇게 무리해서 갈 필요까지도 없다고 했기도 했지만 5달러나 더 내고 가고 싶지도 않았다. 

여기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한국인 1분이 더 와서 얼굴을 비췄다. 아마 미얀마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한꺼번에 한국인을 본 적도 처음이었던 것 같다. 내 보트 아저씨는 당구 비슷한 게임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에 나는 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깊은 대화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헤어졌다. 


다시 보트를 타고 이동했다. 인레호수에서는 이렇게 보트를 타고 이동하고 또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