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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게스트하우스에서 쉬고 있을 때 주인 아저씨께서 "유럽에서 방금 넘어 온 친구가 있는데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았는지 쓰러져서 하루 종일 자고 있더라. 깨워서 같이 밥이나 먹으러 갔다와."  라며 오늘 막 도착한 형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어차피 우리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의 야경을 보고 싶어서 갈 생각이었는데 새로운 사람이 생긴다고 나쁠 것은 없었다. 마침 침대에서 쓰러져서 자다가 부시시한 채로 거실로 나온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오늘 유럽에서 날아온 광규형이었다. 

쌍둥이 빌딩 내 수리아 센터에는 저렴한 푸드코트가 있으니까 실컷 먹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아저씨로부터 듣고 난 후 일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광규형과 함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로 향했다. 우리는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한 후 항상 멀리서만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야경을 보았기 때문에 꼭 보고 싶었다.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는 흔히 쌍둥이 빌딩이라 불리는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국영기업의 사옥이었다. 주로 석유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빌딩이 사실 우리에게 더 친숙한 이유는  한쪽은 일본 기업이 지었고, 다른 한쪽은 삼성물산이 지은 것으로 더 유명했기 때문이었다.  일본보다 늦게 공사를 시작했는데 나중에 먼저 완성이 되었다고 한다. 

이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는 이슬람풍의 건축물이었는데 낮에 봐도 빛이 반사되서 반짝거렸지만 특히 밤에 보면 더 멋진 광채를 자랑했다. 


우리는 걸어서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까지 갔는데 생각만큼 먼 거리는 아니었다. 도착하자마자 우선 저녁을 먹기 위해 수리아센터로 들어갔다. 수리아 내부로 들어가면 아래를 바라볼 수 있는 구조였는데 저 아래를 내려다보니 무슨 공연을 하는지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었다. 


잠깐 서점을 들러 구경을 했는데 꽤나 크고 많은 양의 책을 보유하고 있었다. 역시 이곳만큼은 상당히 현대화된 백화점이었다. 


수리아센터의 꼭대기에는 푸드코트가 있었는데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음식들이 있었기 때문에 말레이시아에 있는 동안에 자주 애용했다. 보통 4~8링깃정도면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항상 적정 수준인 5~6링깃짜리 밥을 먹곤 했는데 그때마다 선택을 잘 했는지 매우 맛있었다. 


밥을 먹으면서 광규형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유럽 배낭여행을 마치고 말레이시아에서 잠깐 스탑오버해서 쿠알라룸푸르에 1박 2일 체류하게 되었다고 했다. 

밥을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먹은 뒤 밖으로 나와보니 정말 환하게 빛나는 쌍둥이 빌딩을 볼 수 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나 역시 카메라를 눌러보는데 가까이서 찍으려니 흔들리기도 하고 너무 높아서 멋진 모습을 찍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이렇게 환하게 밝혀진 모습에 넋을 잃고 보기만 했다. 


정말 높긴 무지하게 높았다. 제대로 바라보려면 목이 아플 정도였는데 2007년 당시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빌딩이었다.  

오늘 처음 만난 광규형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바로 뒤에 보이는 건물은 은행 건물인 것 같은데 역시나 빛을 내고 있기에 한번 찍어봤다.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배경으로 우리 셋이 찍었는데 아마 외국인이 찍어준 사진 중에 가장 잘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멋진 야경을 구경한 뒤 우리는 다시 걸어서 숙소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대로 그냥 들어가면 심심하기 때문에 근처에 노점이 몰려 있던 골목으로 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앉아 맥주와 함께 음식을 먹고 있었는데 지나가면서 무얼 먹을까 고민하기도 전에 '삐끼' 아저씨들이 와서 메뉴판을 보여주며 우릴 꼬시고 있었다. 우리는 밥도 먹었기 때문에 딱히 떠오르는 음식이 없어 그냥 과일을 주문하고, 타이거 맥주와 기네스 맥주를 주문했다. 광규형이 사줘서 처음으로 기네스 맥주를 마셔봤는데 나는 "이거 완전 한약맛이 나는데요?" 라는 소리를 했다.   

그나마 말레이시아에서 기네스 맥주가 싸기 때문에 먹었던 것인데 나에게는 이런 맥주는 어울리지 않는지 맛도 제대로 모르고 먹기만 했다.  


맥주를 마시면서 그 날 처음 만났던 형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역시 배낭여행은 단지 여행을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이렇게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덕분에 여행을 하면서 항상 즐거웠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기억에 남을 정도로 좋았다.

안드로이드 어플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 출시로 인해 기존 동남아 배낭여행 글을 전부 수정, 재발행하고 있습니다. 여행기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가다듬기 때문에 약간의 분위기는 바뀔 수 있습니다. 07년도 사진과 글이라 많이 미흡하기는 하지만 어플을 위해 대대적으로 수정을 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는 유저분들은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을 다운(http://durl.kr/2u2u8) 받으시면 쉽게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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