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역시 별들의 잔치라고 불릴만큼 야구계의 스타들이 총집합하는 날이다. 게다가 이번 2011년은 프로야구 출범 30주년을 기념하는 해라서 그런지 레전드 올스타 10명까지 등장하는 화려함까지 보여줬다. 그런데 이 올스타전에서 유독 기억에 남고 재미있었던 볼거리는 홈런왕도 스피드킹도 심지어 경기도 아닌 각 팀의 마스코트가 즉석으로 벌인 말뚝박기였다.


본행사가 시작하기 전에 각 팀의 마스코트들이 내가 앉았던 1루수쪽으로 왔다. 그러더니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다가 가위바위보를 했다.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져만 갔는데 잠시 후 이들은 편을 갈라서 말뚝박기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말뚝박기를 하자 사람들은 환호하기 시작했다. 머리가 무지하게 큰 마스코트들이 말뚝박기를 하는 모습도 웃겼고, 당하는 쪽에서는 너무 버티기가 힘든지 한번만 바꿔달라고 애원을 하기 시작했다. 이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상황을 지켜봤다.


한화, LG, 롯데가 한팀이었는데 주구장창 공격만 해댔다. 딱 한번 수비를 한적이 있는데 이마저도 아주 쉽게 가위바위보를 이겨서 공격권을 얻어가버렸다. 이미 전광판은 마스코트들의 말뚝박기를 생중계하고 있었다. 단순히 말뚝박기인데 이들의 행동이 어찌나 웃기던지 이미 번외경기급이 아니었다. 공격을 하는 마스코트는 관객에게 호응을 유도하기도 하고, 공격을 당하는 마스코트들은 버티지 못하고 나뒹굴기도 했다. 두산의 마스코트는 모자가 벗겨지는가 하면, 삼성의 마스코트는 치마가 올라가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때 멀리서 턱돌이가 나타났다. 사태를 중재하는듯 보였지만 결국 턱돌이는 다른 마스코트에게 밀려 수비를 하는 쪽으로 배치되었다. 이날 말뚝박기 최고의 스타는 단연 LG의 마스코트였던 팀웍이였다. 무려 50미터 뒤에서 전력질주로 달려오며 말뚝을 박는데 이거 정말 장난아니었다. 마치 하늘을 나는 경공술처럼 뒤에 있는 마스코트의 등을 발로 밟으면서 맨 앞까지 안착하는 묘기까지 보여줬다. 또 이들의 공격에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한화, LG, 롯데 마스코트의 승리였다.

턱돌이는 하반신에 심한 고통을 느낀다는 제스처를 보였고, 다른 마스코트끼리 서로 치고박고 싸우는데 그게 너무 웃겼다. 잠깐 지루할 시간인데 마스코트들이 있어서 무척 재미있었던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프로야구 올스타전 보다 각 마스코트가 벌였던 말뚝박기가 더 재미있더라. 올스타전이 끝났으니 이제 한화는 하위권 탈출 좀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