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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동안에는 마치 여행을 몇 주간 했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도미토리에서 따분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우리가 쿠알라룸푸르에서 며칠 더 머물러야 했던 이유는 바로 승우의 친구 엘레나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승우가 인도 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몰도바 친구 엘레나는 우리 여행에 합류하겠다며 쿠알라룸푸르로 날아오겠다는 메세지를 남긴 것이었다.


어쨋든 우리는 이 때문에 며칠 더 머무르게 되었는데 가뜩이나 늘어져있는 상태에 비가 무지하게 내리곤 했다. 하루 종일 폭우가 쏟아진 적도 많았는데 마침 나가기 귀찮았는데 잘됐다라는 심정으로 그냥 도미토리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하거나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곤 했다. 여행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피곤하다고 뻗어버린 것이다. 

오전 내내 비가 오던 날 수다 떨면서 시간 보내다 비가 그친 것을 보고 나가기로 했다. 오후 늦은 시각이었지만 오늘 광규형이 한국으로 들어가는 날이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같이 보내기로 했다. 


빈곤했던 배낭여행을 알고 광규형은 앞으로 일정에 돈이 많이 모자랄것 같다며 항상 우리에게 밥을 사줬는데 이날도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사줬다. 햄버거야 어딜가나 비슷한 맛이었지만 콜라는 돈을 아낀다고 자주 먹지 않은 탓에 무척 맛있게 느껴졌다. 무더운 날에 시원한 콜라 한잔이 얼마나 맛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역시 모노레일을 타러 갔다. 항상 쿠알라룸푸르의 뻥 뚫린 플랫폼이 불만이었는데 항상 덥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사람은 많은데 기다리는 곳은 열기로 가득차있었다. 


말레이시아 MRT 티켓은 재활용이 되기 때문에 간혹 지저분한 것을 받기도 했다. 원하는 목적지를 말하고 돈을 지불하면 이 티켓을 주는데 처음에 들어갈 때는 티켓을 집어넣으면 나오지만 마지막에 나갈때 티켓을 집어넣으면 반환되는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곳은 건물만 보면 이슬람사원을 연상시킬 기차역이었다. 지금에서야 지금의 KL센트럴이 생기기 전까지 쿠알라룸푸르의 중심지로 이용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그것보다도 100년도 넘게 오래된 건축물 그 자체가 매우 독특하고 흥미롭게 보였다. 


현재는 MRT 정차역으로 사용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말레이시아에 처음 도착했을 때 MRT타고 헤메다가 바로 이곳에서 내렸었던 게 기억났다. 


말레이시아 건물은 항상 뭐든지 이슬람 사원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 바로 맞은편에 이 건물이 있는데 역시나 무슨 용도인지는 기억이 도무지 나지 않는다. 비오는 거리를 걸으며 말레이시아의 건물을 찾아다니며 보고 있었다.

안드로이드 어플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 출시로 인해 기존 동남아 배낭여행 글을 전부 수정, 재발행하고 있습니다. 여행기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가다듬기 때문에 약간의 분위기는 바뀔 수 있습니다. 07년도 사진과 글이라 많이 미흡하기는 하지만 어플을 위해 대대적으로 수정을 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는 유저분들은 <올댓 동남아 배낭여행>을 다운(http://durl.kr/2u2u8) 받으시면 쉽게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