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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에서 나가사키까지 JR패스나 산큐패스 등을 이용해서 한 번에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구마모토에서 페리를 타고 시마바라로 건너가 나가사키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 내가 이렇게 움직였으며 이럴 경우 운치가 있는 시마바라와 운젠을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여러 곳을 지나치고, 워낙 시골이기 때문에 시간을 정확히 맞춰서 움직여야 한다는 점과 피로감이 극대화 된다는 점은 조금 힘들 수 있다.


루트맵
1. 구마모토에서 구마모토 항구까지 버스로 이동 (480엔)
2. 구마모토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시마바라로 이동 (고속페리는 30분 소요 800엔, 일반 페리는 1시간 10분 소요 680엔)
3. 시마바라 항구에서 시마바라 역까지 버스로 이동 (170엔)
4. 시마바라 역에서 버스를 타고 운젠으로 이동 (810엔)
5. 운젠에서 시마바라 역으로 돌아옴
6. 시마바라 역에서 아사하야 역까지 보통열차로 이동 (1390엔, JR패스로 이용불가)
7. 이사하야에서 나가사키까지 JR선으로 이동 (JR패스로 이용)


1. 구마모토에서 구마모토 항구로 버스로 이동
구마모토에서 구마모토 항구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야 한다. 시내에서 무려 1시간이나 걸리는 곳에 떨어져 있을 정도로 거리가 멀기 때문에 시간계산을 철저히 해야 한다.


버스는 구마모토 버스터미널 21번에서 탈 수 있다.


구마모토 21번 버스터미널에서 구마모토 항구까지 가는 버스의 시간표(2010년 05년 26일 현재 기준)이다. 일본의 버스는 도착하고 출발하는 시간이 철저하기로 유명하니 꼭 시간표를 확인한 후 여유있게 버스를 타는 것이 좋다. 버스에 올라타서 정리권을 뽑으면 처음 출발지라 1번이라는 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 내릴 때는 정리권과 함께 요금(480엔)을 내면 된다.

혹시 다른 지역의 버스시간표를 확인하고 싶다면 http://www.kyusanko.co.jp에 접속해서 개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일본어로 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이지만 구글의 번역기를 이용한다면 거의 대부분 알아볼 수 있다.


2. 구마모토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시마바라로 이동
버스에서 내리면 곧바로 구마모토 항구의 터미널이 보이기 때문에 찾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다. 내부에 들어가서도 쉽게 페리 티켓을 구매(고속 800엔, 저속 640엔)할 수 있다. 페리를 타보면 알겠지만 예약을 할 필요는 없다.


나는 구마모토성을 둘러보기 위해서 아침 일찍 일어났는데 대충 계산을 해보니 시마바라로 넘어가기 가장 적당한 시간이 11시쯤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12시 전에 시마바라에 도착할 수 있고, 그곳에서 운젠을 갔다 올 수 있는 시간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구마모토와 시마바라 사이를 운행하는 페리는 하루에 저속 10편, 고속은 7편이 있다. 시간표를 참조해서 구마모토에서 미리 이동 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 고속페리의 마지막편은 4월 ~ 12월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만 운행된다.


고속 페리는 날렵하게 생긴 것이 특징이며 우려와는 반대로 매우 큰 페리였다. 게다가 내부는 매우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워 아주 잠깐의 항해(30분)였지만 아늑하고 편안했다. 갑판으로 나가면 사람들이 떼로 몰려든 갈매기에게 새우과자를 주며 즐거워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으니 배의 곳곳을 살펴보는 것도 지루하지 않다.


3. 시마바라 항구에서 시마바라 역까지 이동
시마바라에 도착해서야 알았지만 시마바라 항구와 시마바라의 중심부와는 꽤 거리가 있었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열차를 이용한다면 시마바라 가이코 역에서 이동을 하면 되고, 버스를 탄다면 시마바라 항구 바로 앞에서 타면 된다. 항구에서 역까지도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좋다.


시마바라 항구 내부에는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으니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얻어가면 된다. 시마바라의 한글 지도는 물론 운젠으로 가는 버스 시간표, 시마바라에서 나가사키까지 이동하는 열차 시간표 등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나도 시마바라에 도착하자마자 어떻게 이동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이곳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었던 것이다.


시마바라 항구에서 나오면 곧바로 버스정류장을 볼 수 있는데 시마바라 역으로 가려면 3번에서 기다리면 된다. 시마바라 항구에서 시마바라 역까지 대략 15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하고 요금은 170엔이었다.


시마바라 항구에서 시마바라로 가는 버스 시간표다. 버스는 그래도 자주 있는 편이니 크게 신경을 쓸 부분은 아니고, 인포메이션 센터와 3번 버스정류장에 이 시간표가 적혀 있으니 그때 확인을 해도 된다. 그리고 다시 시마바라 항구로 돌아올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나가사키에서 구마모토로 이동하는 반대의 루트를 제외한다면) 돌아오는 버스 시간표는 알아보지 않았다.


4. 시마바라 역에서 운젠으로 이동
시마바라 역에 도착해서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아무래도 짐을 맡기는 것이었다. 무거운 짐을 들고 운젠까지 갔다 올 수는 없기 때문에 보통 역에 많이 비치되어 있는 코인락커에 배낭을 넣을 생각이었다. 내가 시마바라 역에 갔을 때는 코인락커가 고장이 났는지 사용할 수 없다고 되어 있었는데 직원에게 물어보니 사무실에 보관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돈은 받았다. 이럴 때는 일본 사람들이 참 정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철저하기도 참 철저해서 사무실에 맡기는 것이지만 열어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려는듯 봉인까지 했다.

시마바라 역에서 나와 시마바라성을 구경할 수도 있고, 무가저택이나 잉어가 헤엄치는 마을 등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개인적으로 시마바라는 매우 조용한 시골마을이지만 독특한 운치를 느낄 수 있어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운젠으로 가는 버스는 시마바라 역 바로 앞에 있던 작은 버스정류장에서 탈 수 있었다. 나야 까막눈이니 당연히 어떤 버스가 운젠으로 가는지는 몰랐고, 대충 버스가 오는 시간대에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기사님께 여쭤보는 식으로 탈 수 있었다.


내가 운젠에서 시마바라 역으로 돌아온 이유는 단순히 짐 때문이었는데 몸이 좀 가볍다면 운젠에서 곧바로 이사하야로 가는 버스를 타도 된다. 지금 돌이켜보니 왜 시마바라 역을 왔다갔다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인데 어쨌든 나는 운젠으로 둘러보고 시마바라로 돌아와야 했다.

시골마을이라 버스 운행편수가 굉장히 적으며 배차시간도 매우 길기 때문에 계산을 잘해야 한다. 자칫하다간 운젠에서 갇힐 수도 있으니 어느정도 여유를 갖는 편이 좋다. 시마바라에서 운젠으로 가는 버스는 810엔이었으며 약 50분이 소요된다. 버스는 깊고 높은 산을 계속해서 달린다.


운젠의 지옥순례는 약 1시간 정도면 둘러볼 수 있고, 운젠의 마을까지 둘러보더라도 2시간은 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큐슈의 지옥이라고 불리는 벳푸와 운젠 2곳을 다 가봤는데 운젠이 더 마음에 들었다. 물론 벳푸와는 다르게 무료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이정도 지옥이라면 고생은 하더라도 한 번 가볼만 하지 않는가?


5. 시마바라 역에서 이사하야 이동
시마바라 역에서 나가사키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다. 우선 시마바라 역에서 출발하는 보통열차를 타고 이사하야까지 이동한 후 다시 JR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만약 JR패스를 소지하고 있다면 시마바라에서 이사하야까지는 이용할 수 없고, 이사하야에서 나가사키 구간만 이용할 수 있다. 즉 시마바라에서 출발하는 보통열차는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소리다.


시마바라 역 내부에는 자판기가 있는데 다름아닌 보통열차의 승차권 구매 자판기다. 돈을 넣고 원하는 목적지를 누르면 승차권이 나오는 식인데 크게 어렵지는 않다. 이렇게 뻔뻔하게 말을 하지만 난 역무원의 도움을 받았다. 자판기에서 보면 상단의 맨좌측에 영어로 이사하야Isahaya라고 적힌 버튼을 누르면 된다.


시마바라 역에서 이사하야 역까지 가는 요금은 무려 1390엔이었다. 너무 비싸다.


시마바라에서 이사하야까지 가는 보통열차는 2칸으로 이루어진 정말 아담한 형태였다. 내가 탔을 때는 저녁시간이라서 그런지 하교를 하는 학생들이 가득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정리권을 뽑아서 이용했는데 나는 멀뚱멀뚱있다가 그냥 뽑지 않고 탔다.


결과적으로는 상관없었다. 어차피 나는 역에서 1390엔짜리 티켓을 구입했기 때문에 그것을 보여주니 노란색 종이를 줬다. 무슨뜻인지는 당연히 모르지만 확인증으로 이해했다.

시마바라 역에서 이사하야 역까지는 굉장히 오래 걸렸다. 시마바라에서 이사하야까지 제법 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열차라서 너무나 느렸고, 무엇보다도 모든 역에서 정차했기 때문에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1시간이 넘게 걸렸으니 말 다했다. 실제로 시간표를 보면 시마바라 역에서 이사하야 역까지 1시간 20분 걸린다고 나온다.


시마바라에서 이사하야 그리고 나가사키까지 열차 시간표다. 시마바라 역은 시마바라 항구에서 10분을 더 계산하면 되는데 예를 들어 17:22분에 시마바라 항구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17:32분에 도착한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열차는 고속 열차이니까 이 시간에 맞춰서 도착하는 편이 더 좋다.


6. 이사하야에서 JR선으로 갈아타고 나가사키로 이동
이사하야에 도착해서는 크게 어려움이 없다. 특히 JR패스를 가지고 있다면 평소했던 것처럼 JR노선으로 갈아타면 된다. 고속열차를 이용한다면 나가사키까지 불과 20분이면 도착한다.


이 열차만 타면 드디어 목적지인 나가사키로 간다. 이동과정이 복잡해 보이고, 힘들어 보이긴 한다. 실제로 나도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머리도 굴리고 열심히 뛰어다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마모토에서 페리를 타고 건너가고, 분위기가 아늑한 시마바라와 지옥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운젠이 있기 때문에 특별한 루트이기도 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좀 고생스럽지만 추천하고 싶은 루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