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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티스토리에서 단행된 관리화면 개편을 보면 정말 일방통행식 운영이 아닐 수 없다. 관리화면의 개편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는데 문제는 버그투성이인데다 기존 관리화면의 공존이 아닌 강제적으로 새로운 관리화면으로 교체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지난번 관리화면을 변경할 때는 오랫동안 클로즈베타를 통해 사용자의 의견을 듣고, 적용 후에도 2개의 관리화면을 사용할 수 있게끔 했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니 관리화면의 버그나 익숙치 않아 생기는 불만은 그렇다 치자. 그보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점은 사실 티스토리의 어처구니 없는 행태다. 특히 지난번 슬그머니 생긴 모바일 페이지의 광고에 이어 이번에는 실시간 이슈를 개인 블로그에 적용시킨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마치 대단한 개편인 것처럼 포장해놓고 말이다.


모바일 광고에 이어 실시간 이슈까지 강제 적용

티스토리는 관리화면 개편과 함께 전혀 상관이 없는 실시간 이슈를 모든 블로그에 강제로 적용시켰다. 개인적으로 깔끔해진 디자인이나 네트워크 기능은 정말 미비하다고 생각하는데 실시간 이슈는 적잖은 충격이었다.


이제는 블로그 하단에 광고에 이어 이런 커다란 실시간 이슈가 무조건 보인다는 것이다. 적어도 블로거들이 폐쇄성을 운운하는 네이버도 이러지는 않는다. 네이버 블로그의 모바일 페이지를 보면 커다랗게 차지하는 실시간 이슈는 커녕 모바일 광고도 달지 않았다. 자유로움과 개성을 추구하는 티스토리가 어째 모바일에서는 네이버보다 한참 뒤쳐지는 것 같다.


정말 사용자 측면에서 생각했나

이번 관리화면 개편만 알고, 실시간 이슈가 적용된 사실을 모르는 블로거도 적지 않다. 애초에 사용자 동의를 전혀 구하지 않았을 뿐더러 모든 블로거에게 강제로 적용했다. 다음 모바일 페이지에 AD@m(아담)을 적용하든 실시간 이슈를 적용하든 누구도 뭐라하지 않는다. 하지만 블로그에 적용된다면 과연 어느 누가 달가워 할까?


그런데 이 사실을 티스토리만 모르나 보다. 답변이 아주 가관이다. 실시간 이슈를 적용한 것은 실시간 정보 제공 및 검색 이용의 용이성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해달라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실시간 이슈를 적용시킨 게 정보 제공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검색 이용의 용이성이 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모바일 광고에 이어 실시간 이슈는 순전히 다음측의 수익을 위해 적용된 것 뿐이지 정보 제공이라는 이유가 아니다. 그렇다고 수익을 블로거에게 나눠줄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블로거의 입장이나 일반 유저의 입장에서 봐도 불편한 것 투성이다. 우선 모바일에서는 화면이 좁아 자연적으로 스크롤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이 광고와 실시간 이슈로 인해 더 길어지게 만든다. 또한 원치도 않는 광고와 실시간 이슈로 인해 블로그가 지저분해 보이는 것도 크다. 과연 이래도 사용자 측면에서 생각한 개편이란 말인가?


사용자가 없다면 티스토리도 없다

백번 양보해서 티스토리는 무료로 제공되는 블로그 서비스이니까 이정도는 적용해야 한다고 하자. 그럼 블로그에 올라오는 방대한 콘텐츠는 앞으로 다음에서 제공할 의향이 있는가? 아니 블로거 없이 티스토리의 성장이 가능했는지 묻고 싶다.

초기 티스토리는 자유로움과 참신함을 바탕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가진 블로거를 모았다면, 지금은 그런 블로거를 내쫓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티스토리의 잘못도 크지만 네이버가 자극을 많이 받고 서비스의 질이 좋아진 점도 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티스토리는 쓴 소리 좀 들어야 한다. 아무리 인력이 없다고 하지만 잦은 오류(어제 오늘이 아니다)는 해결할 생각이 없으면서 이런식으로 사용자의 뒷통수를 친다는 게 어이가 없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최근에 다음에서 인수한 루리웹 사태만 봐도 알 수 있다. 루리웹은 게임관련 국내 최대 커뮤니티였으나 다음에서 인수한 후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사용자의 의견은 듣지도 않은채 갑작스럽게 바뀐 디자인, 커뮤니티 등이 화근이었다. 뒤늦게 사용자의 의견을 듣겠다고 게시판을 마련하고 블로그도 개설했지만 정작 루리웹 블로그는 댓글도 막아 놓은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2개의 블로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다음이 소통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제대로 된 생각만 있었다면 최소한 이질감을 막고자 베타 과정을 거쳤을 거다. 다음의 저지른 사건을 보니 왜 구글에서 오랜기간 베타를 적용하는지 알 것 같다.

포털에서 메일, 카페, 블로그 등을 서비스 하는 것은 고정적인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사용자들이 만든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무척 크다. 오류가 많아도 변화가 없어도 변함없이 티스토리를 지지한 사용자들인데 소통은 커녕 막무가내 식으로 운영한다면 분명 사용자는 등을 돌릴 것이다. 사용자가 없으면 티스토리와 다음의 미래도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티스토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

국내 블로그 서비스 중에서 티스토리가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서비스 기능도 있겠지만 소통을 꼽을 수 있다. 그 딱딱한 공지에도 사람 냄새가 나고, 거기에 많은 댓글과 트랙백이 달리는 것은 티스토리의 특징이기도 하다. 또한 티스토리 간담회를 통해 사용자와 직접 만나기도 하고, 매년 티스토리 달력 이벤트는 소통과 더불어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심지어 점검시간에도 티스토리의 센스가 돋보였던 적도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티스토리를 비롯한 다음뷰는 축소되고, 서비스의 오류는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은 한참이 지나도 방치 상태라는 것은 무척 크다. 이런 것들은 쌓이고 쌓여 티스토리 자체에 대한 실망감으로 연결이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음의 모바일 광고플랫폼인 AD@m(아담)은 월 100억 페이지뷰를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다른 서비스도 아니고 블로그다. 소통이 빠진 채 운영하는 티스토리나 다음이 정말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