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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에서 남은 시간은 딱 하루. 아무리 비자 때문에 정이 안 간다고 해도, 여행자의 입장에서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때문에 이날만큼은 아침 일찍부터 밖으로 나가 열심히 돌아다녔다.


우선 올드 바쿠 시티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메이든 타워(Maiden Tower)를 보러 갔다. 메이든 타워는 올드 바쿠 시티에 있는 커다란 건물로, 성벽과 함께 올드 바쿠 시티의 상징물로 여겨진다. 다른 건 몰라도 여기 위에서 보는 전망이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의욕만 앞섰다. 메이든 타워는 10시부터 입장이 가능해서 40분 동안 동네를 한 바퀴 걸어야 했다.


입장권은 메이든 타워가 아닌 바로 앞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구입하면 된다. 올드 시티 내에 이런 인포메이션 센터가 몇 군데 있는데, 여기서 올드 시티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 일종의 그룹 투어인데 가격을 물어보니 20마나트라고 한다. 그나저나 관광객이 별로 없는 바쿠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투어를 신청하는지 그게 더 궁금하다.


메이든 타워의 입장료는 2마나트였다.


메이든 타워는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들어갔다. 내부는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고, 층마다 전시물이 전시되어 있거나 메이든 타워와 관련된 기록물을 볼 수 있다. 2마나트라는 저렴한 가격에 비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


대부분 터치 스크린으로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잘 꾸며 놨다. 메이든 타워의 역사, 관련 전설, 올드 바쿠 시티의 전경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건 전자책이라고 해야 할까. 직접 책을 넘기는 듯 읽어볼 수 있다.


올드 시티 내에 있는 주요 건물을 표시해 주는 것 같다.


초반에는 전시물을 천천히 보기도 하고 일일이 눌러봤는데, 아무래도 떠나는 날이다 보니 대충 훑어보는 식으로 돌아보고 꼭대기로 올라갔다.


메이든 타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꼭대기 층이다. 밑에서 볼 때는 얼마나 보이겠어, 라는 식으로 생각했지만 메이든 타워에서 한눈에 바라보는 올드 시티는 상당히 멋졌다. 


이른 아침부터 염장질을 하려는지 이곳으로 데이트를 오는 커플도 발견하긴 했지만.


메이든 타워가 아주 높은 건물은 아니더라도 근처에 높은 건물이 별로 없어 멀리까지 볼 수 있었다. 카시피해를 따라 형성된 바쿠 올드 시티, 그리고 올드 시티와 대비되는 바쿠의 새로운 상징 플레임 타워가 시야의 끝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만약 여길 올라오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쿠 올드 시티 내에 있는 주요 건물이 동판에 그려져 있다. 사실 너무 짧게 머물러 여기에 있는 것들 중 몇 개를 제외하고는 무슨 건물인지도 잘 모른다.


플레임 타워와 아마 수신탑으로 보이는 건물이 언덕 위에 있어 주변 경치를 심심하지 않게 만들어주지 않나 싶다.


카페트와 기념품을 파는 올드 시티 내의 거리. 관광객이 없으니 장사가 될 리 있나.


a6000 카메라에 기본 탑재된 사진 효과 기능은 이럴 때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라 다양한 모드로 찍어봤다. 확실히 일반적인 풍경보다 독특한 건축물이나 도시 전경을 찍을 때 재밌는 것 같다. (하이컨트라스트모노, 일러스트레이션, HDR 그림, 미니어처 순)
 

그렇게 한동안 멍하니 올드 시티를 바라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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