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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긴의 중심부는 정말 여기가 시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적하고 작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분위기만큼은 내가 딱 좋아하는 그런 시내였다. 사실 시내라고 보기에도 너무 없었다. 그만큼 카미긴은 큰 섬도 아니었고,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런 면이 나의 마음을 끌리게 했던것 같다. 그렇다고 완전 오지같은 느낌도 들지 않았으니 참으로 평화롭고 좋은 섬이었다.


가로등이 별로 없어서 밤이 되면 많이 어두웠지만 그렇다고 음침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여기서 지나가다 문득 옆을 봤을 때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는 필리핀 사람들의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이 곳은 카미긴 아직 때묻지 않은 곳이라고 믿고 싶다. 가난한 곳도 아니었고 그냥 필리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그런 곳이었다.


중심부이지만 그저 동네 골목길 같다. 낮이어도 지나다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조금만 걸어나가도 바다를 쉽게 볼 수 있다. 밤이되면 이 곳에서 바람을 쐬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첫 날 아침을 먹었던 식당, 알고 보니 캐서린네 친척집이었다. 하긴 카미긴에는 식당이나 리조트가 별로 없었다. 그만큼 아직은 관광지화가 덜 되었다는 뜻이다.


분위기가 딱 시골 마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복잡하고 매연으로 가득찬 세부에 있다가 이 곳을 오니 한결 기분이 여유로워졌다.


길가에는 웰라가 한 열로 늘어서 있었는데 각양 각색의 웰라가 무척이나 귀엽게 느껴졌다. 겉보기에는 자동차이지만 실제로는 오토바이였으니 참 신기한 교통수단이다. 민다나오 본섬은 가보지 않았지만 혹시나 민다나오쪽에는 트라이시클이 전부 저런 웰라일까? 아니면 카미긴에서만 트라이시클이 이런 모양일까? 궁금하기만 하다.


나와 장우형 둘이서 시내에 나와있다는 것을 알고, 캐서린이 급히 달려 왔다. 그 이유인즉슨 자신이 여행 가이드 해주겠다고 했는데 우리끼리 돌아다녀서 그렇다. 우리는 괜찮다며 걱정 말라고 했지만 전화 통화하자마자 5분만에 달려왔다. 이미 우리는 Pastel과 스프라이트까지 먹어 배부른 상태였는데 캐서린은 유명한 피자집이 있다며 데리고 갔다. 음~ 배부른 상태이긴 했지만 맛은 그냥 그랬다.


여기서도 피자를 다 먹고, 콜라까지 한 병 먹으니 배가 터질것 같았다. 진짜 계속 먹고, 또 먹고 오로지 먹는 것으로만 일정이 이어진듯 했다.


한참 시끄러울 대낮이었지만 카미긴의 시내는 한적하기만 하다. 저녁이 된다고 시끄러울까? 그렇지는 않았다. 그런데 카미긴은 참 마음에 드는 장소였다. 물론 복잡하고 시끄럽고 조금은 지저분했던 세부도 매력적이었지만 그 반대의 매력을 카미긴은 가지고 있었다.